애플·엔비디아·AMD, 반도체 주문량 줄인다…세계경기 침체공포 현실화

TSMC에 물량 축소·납기일 조정 요청
물량 쟁탈전 벌어졌었는데…재고 소진 급급
펜트업 효과 꺾이고 전자기기 수요 급감

 

[더구루=정예린 기자] 애플, 엔비디아, AMD 등 글로벌 반도체 '큰 손'들이 주문량을 대폭 줄인다. 이미 확보한 재고가 상당한데다 세계 경기 침체로 각 사 제품 수요가 급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대만 디지타임스는 최근 TSMC의 3대 고객사인 애플, 엔비디아, AMD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물량을 축소하거나 납기일을 미뤄줄 것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TSMC 최대 고객사인 애플은 오는 10월 신제품 공개 행사에서 선보일 '아이폰 14' 시리즈 목표 출하량을 10% 줄인 9000만 대로 하향 조정했다. 아이폰 14 시리즈에는 모델에 따라 TSMC의 5나노미터(nm) 공정 기반 A15·A16 바이오닉 칩이 탑재된다. 당초 신형인 A16 바이오닉 칩에 3나노 공정을 도입하려 했으나 시기상조라 판단, 5나노 공정의 고급형 기술을 적용키로 했다. 

 

AMD도 오는 4분기와 내년 1분기 생산이 예정된 6·7나노 칩 주문량을 약 2만 개 줄이겠다고 통보했다. 다만 5나노 기반 PC와 서버향 칩 생산 용량은 그대로 유지한다. AMD는 고성능 APU(가속처리장치), GPU(그래픽처리장치) 등에 탑재할 칩 대부분을 TSMC에 위탁생산하고 있다. 

 

엔비디아도 주문량을 조정하기 위해 TSMC과 협상중이지만 TSMC가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대안으로 납기일을 늦춰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기존 엔비디아가 할당받은 용량을 채울 새로운 고객사를 찾아줘야 한다.

 

지난해 4분기 선제적인 파운드리 물량 확보를 위해 TSMC에 거액의 선불금을 지급했던 것과 상반되는 행보다. TSMC에 배정한 구체적인 금액은 알 수 없으나 총 90억 달러 중 GPU 신제품 지포스 RTX40 시리즈를 수주한 TSMC가 상당 부분을 차지했을 것으로 보인다. <본보 2022년 2월 21일 참고 엔비디아, 파운드리 선불금 90억 달러 지출…TSMC 물량 확보 전쟁>

 

엔비디아는 작년 5월 TSMC를 RTX40 시리즈 양산 업체로 선정했다. 지난 2019년까지 TSMC에 GPU 전량을 위탁생산했던 엔비디아는 작년 처음으로 삼성전자에 소비자용 GPU인 RTX30 시리즈 생산을 맡겨 공급처 다변화를 꾀했다. 하지만 1년여 만에 다시 TSMC의 품으로 돌아갔다. 

 

올 1분기까지만 해도 반도체 업계에서는 물량 확보를 위한 쟁탈전이 벌어졌었다. 애플, AMD, 엔비디아 등 3사를 비롯한 글로벌 기업들은 앞다퉈 사상 최대 선불금을 배정했다. 코로나19 펜트업 수요가 가시화되고 경기 회복에 대한 긍정적인 신호가 있었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상황은 급변했다.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현상으로 인해 TV, PC, 스마트폰, 게임 콘솔 등 전자 기기에 대한 수요가 예상보다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작년 초 전자업계를 휩쓴 반도체 공급난에 대비하기 위해 재고를 축적해뒀던 기업들은 당장 재고를 털어내는 동시에 선제 확보한 물량을 조율해야 하는 과제를 떠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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