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BI, 美 LNG터미널 화재 수사 착수…중단 장기화 불가피

러시아 사이버 공격 주목…2월 프리포트 LNG 정찰

 

[더구루=오소영 기자]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지난달 텍사스 액화천연가스(LNG) 수출 터미널에서 발생한 화재의 배후에 러시아가 있다고 보고 수사에 돌입했다. 폐쇄 기간이 길어지며 글로벌 LNG 시장에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1일 업계에 따르면 FBI는 프리포트 LNG 수출 터미널의 화재 사고에 대해 수사에 착수했다. 러시아의 사이버 공격을 사고 원인 중 하나로 추정하고 있다.

 

텍사스주 퀸타나에 위치한 프리포트는 미국 내 LNG 수출물량의 16%(하루 약 20억㎥)를 처리하는 터미널이다. 영국 BP와 프랑스 토탈에너지, 일본 제라·오사카가스, 국내 SK E&S가 프리포트 LNG 터미널을 활용해 가스를 각국에 들여오고 있다. 지난 8일 화재가 발생하며 운영이 중단됐다.

 

운영사인 프리포트 LNG는 지난 14일 공식 성명을 통해 높은 압력으로 인한 파열을 원인으로 들었다. 저장탱크에서 부두 시설로 LNG를 옮기는 파이프 랙(Pipe Lack)에 과한 압력이 가해져 균열이 나며 화재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프리포트 LNG의 발표가 있은 후 전문가들은 사고를 방지하고자 설치한 제어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데 주목했다. 제어실에서 제어 장치를 조정해야 하는데 네트워크에 이상이 생겨 제어가 어려울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이 과정에 러시아 정보기관 러시아군총정보국(GRU)과 관련이 있는 해커 조직이 개입했을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미국이 LNG 시장에서 러시아의 지배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보고 미국의 인프라에 높은 관심을 보여왔다. GRU 내 사이버부대는 지난 2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했을 당시 프리포트 LNG에 대한 정찰 작전을 수행한 바 있다.

 

FBI는 지방 정부와 민간 기업을 겨냥한 러시아의 랜섬웨어 공격 가능성을 여러 차례 경고했다. 작년에는 미국의 최대 송유관 업체인 '콜로니얼 파이프라인'이 해킹으로 잠정 폐쇄됐으며 수사 결과 러시아 '다크사이드'의 소행으로 드러났다. 피해가 가시화되며 지난 5월 미국은 주요 연료 파이프라인의 가동을 수일간 중단했었다.

 

FBI가 수사에 나서며 프리포트 LNG의 가동도 지연될 전망이다. 업계는 연말까지 완전히 복구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나 수사 속도에 따라 이보다 늦어질 수 있다. 중단 기간이 길어질수록 이번 사고가 LNG 시장에 미치는 파장도 크다.

 

선물 가격은 들썩이고 있다. 사고 당일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미국 천연가스 선물 가격은 MMBtu(영국열량단위)당 8.70달러로 전날보다 6.39% 폭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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