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한아름 기자] 농심이 한류 열풍에 힘입어 글로벌 무대에서 성장세가 심상치 않다. 특히 미국 시장에서 일본 라면을 넘어설 대항마로 꼽힌다. 이례적으로 일본 증권사가 농심의 해외 매출 성장세를 집중 조명했다. 라면 종주국인 일본이 농심 라면에 관심을 두는 만큼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20일 일본 온라인 증권사 모넥스는 농심이 글로벌 라면 시장에서 우위를 선점했으며 일본 라면 업체를 위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농심의 북미 시장 매출액은 제1공장이 준공된 2005년 4170만 달러에서 지난해 3억9500만달러로 10배 가까운 성장을 이뤄냈다.
모넥스는 농심이 라면 가격을 대폭 올렸음에도 업계 선두를 달리고 있다고 짚었다. 앞서 농심은 라면 원재료 가격의 폭등으로 지난해부터 한국·일본 등에서 라면 가격을 6~7% 올렸지만 신라면 돌풍은 식지 않았다는 게 모넥스의 설명이다. 제품력과 브랜드파워가 탄탄하다는 이유에서다.
농심의 매출에서 해외 비중은 약 50% 달하는데, 최근 2년 새 해외 매출이 40% 증가하면서 놀라운 성장세를 기록했다고 언급했다. 대신증권 역시 농심의 판매 호조를 예상했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농삼의 국내 매출액은 전년 대비 14% 증가할 것으로 기대했다. 중국, 북미, 일본 매출액은 각각 15%, 25%, 11% 늘어날 것으로 추정했다.
모넥스는 특히 농심의 북미 시장 성장세에 이목을 집중했다. 지난해 농심은 북미 시장에서 전년 대비 약 18% 성장한 3억9500만달러의 실적을 기록했다. 올해는 북미 시장에서 20%대 성장을 기록한다는 목표다.
농심은 1990년대부터 북미 시장에 진출했지만 일본 라면업체 닛신식품 등의 영향으로 매출이 저조했다. 하지만 최근 한류 열풍으로 한국식 라면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매출 성장을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모넥스는 "최근 넷플릭스와 같은 OTT 서비스를 통해 한류 콘텐츠가 미국에 유통됨에 따라 드라마·영화에서 한국식 라면이 노출된 것이 매출 성장 요인 중 하나"라며 "매운 라면이 현지인에 기호 식품으로 자리 잡아 일상생활의 필수품이 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미국 공장 투자로 생산 능력을 확보, 수출을 늘리겠다는 농심의 전략도 주효한 것으로 풀이됐다. 지난 3월 농심은 미국에서 연간 3억5000만개의 라면 생산 능력을 갖춘 제2공장을 가동하겠다며 밝힌 바 있다. 제1공장의 라면 생산 능력과 합치면 미국에서만 연간 라면 8억5000만개를 만들 수 있다.
이어 모넥스는 한국 라면 기업이 제품 개발 단계부터 해외 시장을 고려하고 있다며 앞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어떤 영향력을 미칠지 기대가 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