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금호타이어, 유럽 생산기지 적극 모색…정일택 대표 "공장 설립 혹은 인수"

“물류비 감안할 때 국내·베트남공장으로 유럽 대응 한계”

 

[더구루=윤진웅 기자] 금호타이어가 원가 구조 개선을 위해 유럽 생산기지 확보를 적극 모색하고 있다. 국내 공장을 비롯해 베트남과 사우디아라비아 등 현지 생산만으로는 유럽 시장을 대응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금호타이어는 유럽에 타이어 생산 기지를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는 정일택 금호타이어 대표가 최근 독일 쾰른에서 열린 국제 타이어 전시회 '더 타이어 쾰른 2022'에서 직접 밝힌 내용이다.

 

정 사장은 금호타이어의 미래 전략적인 방향성을 묻는 유럽 현지 언론의 질문에 대해 "유럽 생산 시설은 금호타이어를 더욱 성장하게 만드는 기반이 될 것"이라며 "물류비 등 급격한 비용 증가를 더 지켜볼 수는 없다"고 답변했다.

 

금호타이어가 유럽 생산기지 마련에 대해 직접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투자 규모와 위치 등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따로 밝히지 않았다. 해상 운임 상승 등에 따른 비용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점과 국내 타이어 3사(한국·넥센·금호) 중 유일하게 유럽 생산기지가 없다는 점에서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베트남 현지 생산만으로는 효과적인 원가 구조 개선을 이루지 못할 것이라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베트남과 가까운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를 통해 천연 고무 수입해 운반비를 절약하거나 미국 수출 관세를 낮출 수는 있지만 궁극적으로 유럽 수출을 위한 물류비 부담은 해결하지 못한다는 것.

 

실제 금호타이어의 매출 원가율은 지난해 82.3%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쟁사인 한국타이어(72.7%)보다 10%포인트가량 높은 수치다. 무엇보다 운반비가 전년 1510억원에서 3270억원으로 급증하며 7753억원에서 1조1683억원으로 50% 늘어난 원재료 매입비와 함께 실적 악화의 주요인으로 작용했다. 부족한 해외 생산 기지는 물류비와 원료 가격 급등에 따른 변수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

 

같은 기간 한국타이어는 6422억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기록한 반면 금호타이어는 지난해 41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무엇보다 정 대표의 유럽 생산기지 확보 관련 언급은 유럽 생산기지 마련을 토대로 유럽 시장 존재감을 확대한다는 중장기 전략으로 풀이된다. 금호타이어는 지난해 유럽 시장에서 전년 대비 약 56.3% 증가한 4791억원 매출을 올리며 코로나19 팬데믹 장기화로 인해 침체된 경제 상황 속에서 유통망이 점차 안정을 되찾고 있다.

 

금호타이어가 유럽 현지에 신규 타이어 제조 공장을 새로 짓거나 기존 공장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생산 기지를 확보하는데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다만 실제 공장 설립 까지는 적어도 3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헝가리와 체코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한국·넥센타이어와 달리 금호타이어는 여전히 높은 물류비용을 부담하며 수출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유럽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한 경쟁력 제고와 물류 안정화를 위해서는 금호타이어가 현지 생산 시설을 보유해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단순히 시장 점유율뿐 아니라 브랜드 이미지 관리 측면에서도 현지 생산 시설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테크열전

더보기




더구루인사이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