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백엔숍 시장, 고급화·사회적 가치 창출 바람

품질 높이고 친환경 소재 사용, 제품 다양화
한국 화장품 취급하는 곳도 늘어나

 

[더구루=김형수 기자] 

100엔이라는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일본인의 생활 속에 깊숙하게 침투한 백엔숍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고급화를 추구하는가하면, 사회적 책임을 수행하려는 움직임이다.

 

29일 코트라에 따르면 2010년대 초반부터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인 일본 백엔숍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1조엔(약 9조9572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최근에는 백엔숍 고객 1인당 지출이 늘어나는 추세를 나타내는 중이다. 작년 기준 일본 소비자 1인당 백엔숍 월간 소비액은 지난해에 비해 약 5.8% 증가한 635엔(약 6300원)으로 집계됐다. 일본 백엔숍에서 취급하는 제품 종류와 가격대가 다양해지면서 1인당 지출 규모가 확대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3620곳의 매장을 보유한 일본 백엔숍 1위 업체 다이소는 고급화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100엔 이상의 제품을 판매하는 스탠다드 프로덕츠(Standard Products)라는 새로운 점포를 론칭했다. ‘조금 나은 것이 계속해서 낫다(ちょっといいのが、ずっといい)’는 콘셉트를 내걸었다. 

 

싼 물건을 사서 짧게 쓰기 보다는 조금 더 비싼 물건을 조금 더 오래 쓰자는 취지다. 다이소에서 파는 제품보다 심플하고 세련된 디자인을 앞세워 300엔~1000엔(약 2990원~9960원) 수준의 다양한 아이템을 선보이고 있다. 수납 용품, 인테리어 잡화 등을 중심으로 1300개 품목으로 라인업을 구성했다. 

 

또 전통사업 종사자들이 만드는 제품도 판매하며 사회적 책임을 이행하고 있다. 일본 기후현(岐阜県)의 식칼 장인과 협업해 개발한 1000엔짜리 식칼은 판매를 시작한 지 반년이 지났음에도 품절 사태가 빚어지고 있다. 간벌재(밀집된 나무를 솎아내는 간벌 과정에서 발생하는 목재)를 재료로 제작한 스마트폰 스피커, 젓가락, 주걱, 에센셜 오일 등 다양한 친환경 제품도 내놨다.

 

1209개의 점포를 보유한 3위 기업 캔두(CanDo)는 간벌재(밀집된 나무를 솎아내는 간벌 과정에서 발생하는 목재)로 만든 스마화장품/뷰티 제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마스크팩, 네일케어 제품 등 가격대가 비교적 저렴한 제품이 주를 이루며 한국 화장품도 판매되고 있다. 

 

아직 기존 잡화에 비해 종류는 제한적이지만, 현지 소비자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불러일으키고 있으며, 앞으로 더욱 다양한 뷰티 제품이 판매될 것으로 보인다. 캔두뿐만 아니라 경쟁사도 화장품 취급에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어 향후 한국 화장품에 대한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전지훈 코트라 도쿄무역관은 "최근 일본의 백엔숍이 고급화 전략을 내세워 다양한 가격대의 제품을 다루기 시작하면서 일본의 일상용품 시장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면서 "특히 최근 한국 화장품을 취급하는 백엔숍도 늘어나고 있어 일본 진출을 희망하는 한국 기업에 있어 백엔숍이 큰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테크열전

더보기




더구루인사이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