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김형수 기자] 배달의민족 모기업 딜리버리히어로(DH)가 경쟁이 심화되는 일본 시장에서 손을 뗀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딜리버리히어로는 푸드판다(foodpanda)라는 이름 아래 일본에서 전개한 온라인 음식 배달 및 퀵커머스 서비스에서 철수한다.
일본 시장에 진출해 온라인 음식 배달 및 퀵커머스 서비스를 선보인 지 1년반만에 시장에서 완전 철수를 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딜리버리히어로는 지난 2020년 9월 일본 진출을 선언하고 고베, 요코하마, 나고야, 삿포로, 후쿠오카, 히로시마에서 서비스를 론칭했다.
딜리버리히어로의 이번 결정은 일본 시장의 경쟁 심화로 고전을 면치 못한데다 배달 업무를 담당할 배달 라이더는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면서 사업을 지속적으로 전개하기 어려워졌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와 소프트뱅크의 합작사인 Z홀딩스의 공격적인 행보에 압박감을 느낄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였다. 지난 1월26일에는 Z홀딩스의 야후가 'Yahoo!마트 by ASKUL'이란 이름으로 1500종에 달하는 상품을 배송해주는 퀵커머스 서비스를 론칭하며 시장에 뛰어들었다. 올해 도쿄를 시작으로 내년에는 일본 내 다른 지역으로 서비스 대상 지역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30분 내 배달을 앞세운 푸드판다의 판다마트에 비해 짧은 최단 15분 배송 서비스를 내걸고 소비자 유치에 힘쓰고 있다.
현지에서는 딜리버리 히어로의 일본 사업 매각이 순탄하게 이뤄지기는 힘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데마에칸(出前館), 우버이츠(Uber Eats) 등은 이미 전국 배달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어 인수에 나설 이유가 크지 않고, 라쿠텐구루나비딜리버리는 긱워커를 활용하지 않는 사업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디디푸드의 경우 중국 내 IT 기업에 대한 규제에 따른 혼란 탓에 일본에 신경쓸 여력이 떨어진다는 관측이다.
니콜라스 외스트버그(Niklas Östberg) 딜리버리히어로 공동 창업자 겸 CEO는 일본 사업 매각을 발표하면서 "일본 사업 매각은 쉬운 결정이 아니었다"면서도 "시장에 진입했을 때와 다른 현실을 직면한 지금은 더 큰 잠재력을 지닌 다른 성장 기회를 추구해야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