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윤진웅 기자] 기아의 변신이 거듭되고 있다. 기아는 품질을 기반으로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운데 이어 마케팅도 진화하고 있다. 특히 선정성에 기댔던 과거 마케팅 방식과 달리 혁신적인 마케팅을 앞세워 고객 눈길을 잡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가 최근 미국 프로풋볼(NFL) 챔피언 결정전 슈퍼볼에서 선보인 이색 광고가 눈에 띄는 성과를 내고 있다. 광고에 등장한 '로보독'(Robo Dog)과 E-GMP 기반 브랜드 첫 전용 전기차 'EV6'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는 것.
특히 경기 당일 미국 자동차 평가 전문 웹사이트 '카즈닷컴'의 기아 브랜드 페이지 트래픽이 약 1000% 가까이 늘어나며 같은 날 슈퍼볼 광고를 진행한 글로벌 자동차 업체 6개 중 가장 높은 효과를 누린 것으로 나타났다. <본보 2022년 2월 15일 참고 기아 슈퍼볼 로보독 광고 '대박'…트래픽 921% 급증>
기아는 슈퍼볼 광고에 이어 로보독 NFT 콜렉션을 출시해 경매에 부치는가 하면 로보독 AR 서비스를 론칭해 고객들과 소통하는 등 다양한 혁식적인 방식의 마케팅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과거 선정성에 기대 브랜드를 홍보하던 방식과 비교하면 눈에 띄는 성장이다.
실제 기아는 지난 1996년 체코 시장에 처음으로 쇼룸을 오픈했을 당시에만 해도 '란제리쇼'를 통해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다. 당시 체코 유명 사진작가 루보시 드보르자크(Luboš Dvořák)가 촬영한 사진들을 보면 쇼룸 오픈이라고 하기엔 무리가 있는 장면들이 다수다. 브랜드 홍보보다는 속옷 홍보가 더 어울릴 법하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였다.
업계 관계자는 "당시에는 마케팅 방식이 다양하지 않았다"며 "체코의 경우 1993년 기아 브랜드가 진출했지만 3년 만에 큰 인지도를 쌓기는 어려웠기 때문에 최초 쇼룸 오픈에선 가장 이목을 끄는 방법을 사용했어야 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당시에도 혁신적인 시도는 있었다. 기아는 란제리쇼 외 현지 가수와 연예인들을 초청해 특별 무대를 진행하고 당시 최신 가전제품으로 공간을 꾸며 볼거리를 제공했다. 또한 방문객들을 대상으로 추첨 행사를 진행하며 소통하기도 했다.
단순히 마케팅 방식만 발전한 것은 아니다. 기아의 품질 업그레이드 속도는 마케팅과는 비교 불가다.
기아는 미국 시장조사업체 제이디파워(J.D.Power)가 최근 발표한 '2022년 내구품질조사(VDS)'에서 1위를 차지하는 영예를 안았다. '내구성의 황제'라는 평가를 받는 렉서스, 외계인 기술로 만들었다는 찬사를 받는 포르쉐를 모두 이겼다.
내구품질조사는 차량 구입 후 3년이 지난 고객들을 대상으로 184개 항목에 대한 내구품질 만족도를 조사한 뒤, 100대당 불만 건수를 집계한다. 점수가 낮을수록 품질만족도가 높음을 의미한다. 미국 소비자들은 신차를 고를 때 VDS 평가를 중요하게 여긴다.
기아는 145점을 받았다. 일반 브랜드 1위에 오른 지난해에 이어 올해 전체 브랜드 1위를 차지하며 '최우수 브랜드상(Overall Nameplate)'을 받았다. 일반 브랜드가 고급 브랜드를 제치고 단독으로 내구품질조사 전체 브랜드 1위에 오른 것은 최초다.
특히 미국 유력 언론인 폭스 뉴스는 "기아가 새로운 왕이다(Kia is the new king)"며 "한국 자동차 브랜드가 제이디파워의 내구품질조사에서 최고자리에 올랐다"고 찬사를 보냈다.
계속되는 기아의 활약은 올해 글로벌 판매량 기대감으로 이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품질과 마케팅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기아가 올해 글로벌 판매 신기록을 세울 수 있을지 기대된다"고 말했다.
기아의 올해 글로벌 판매 목표는 지난해보다 13.5% 증가한 315만대다. 국내는 전년 대비 5.0% 증가한 56만2000대이며, 해외의 경우 15.5% 높은 258만8000대에 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