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오소영 기자] 미국 엑손모빌과 카타르 카타르페트롤륨이 연내 10광구 평가정 시추를 추진한다. 프랑스 토탈과 이탈리아 에니도 내년 초 6광구 시추에 돌입하며 키프로스 해상광구 개발 사업이 활기를 띠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나타사 필라드(Natasa Pilidou) 키프로스 에너지장관은 최근 현지 일간지 폴리티스(Politis)와의 인터뷰에서 "엑손모빌과 카타르페트롤륨이 연말까지 해상 블록에서 추가 시추를 계획하고 있다"며 "11월 말이나 12월 초 10광구에서 평가정을 시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평가정 시추에 참여할 전문가들이 우리나라에 있고 전염병 관련 조치, 계획, 예산, 기간 등을 논의하고자 지속적으로 연락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10광구는 엑손모빌이 60% 카타르페트롤륨이 40% 지분을 보유한다. 양사는 2년간 탐사 작업 끝에 지난 2019년 3월 10광구 내 탐사정 중 하나인 '글라우커스-1'에서 가스를 발견했다. 약 1420억~2270억㎥로 당시 2년간 전 세계에서 발견된 가스 매장량 중 3번째로 규모가 컸다. 300~400억 달러(약 35조~47조원) 가치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토탈과 에니(ENI)가 투자한 6광구 탐사도 진행될 전망이다. 양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시추를 연기해왔다. 필라드 장관은 "내년 초 시추가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6광구는 10광구 인근에 위치하며 에니와 토탈이 각각 절반씩 지분을 보유한다.
미뤄진 시추가 속속 추진되며 키프로스 해상광구 탐사 사업에 속도가 붙고 있다. 키프로스 해상광구는 총 12개로 글로벌 기업들이 각 광구를 낙찰받아 탐사를 수행하고 있다. 한국가스공사는 2013년 2·3·9번 해상광구에 대한 탐사권을 획득했다. 각각 지분 20%를 가지고 토탈, 에니와 탐사를 추진해왔다.
키프로스는 터키와 자원전쟁으로 해상광구 탐사 사업에 어려움을 겪었다. 키프로스는 1974년 그리스계와 터키계의 분쟁 결과 남북으로 분단됐다. 양측은 육상 경계선을 설정했지만 해상영토를 구분하지 않았다. 터키는 북키프로스가 키프로스와 동등한 영해 개발권을 가진다며 지분을 요구했으나 키프로스는 이를 무시했다. 광구 개발권을 매각하자 터키는 해당 해역에 군함을 파견하고 시위를 벌였다. 작년 8월에는 탐사를 목적으로 조사선 바르바로스(Barbaros)를 보내며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