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인도제철소 건립 놓고 정부-자지체 갈등…'오디샤 악몽' 재현되나

현지 주민, 철강사 노동조합 극렬 반대
인도 정부와 안드라프라데시주 의견 충돌

 

[더구루=길소연 기자] 포스코의 인도제철소 건립이 현지 철강사 노동조합 반대에 이어 정부와 지자체 간 갈등이라는 또 다른 암초를 만났다. 현지 주민들의 거센 반대와 인도 지방 정부의 비협조로 12년 만에 철수한 '오디샤 프로젝트' 악몽이 재현되는 모습이다. 

 

인도 당국은 지난 4일 전략적 인수전에 나선 국영철강사 라쉬트리아이스파트니감(RINL) 민영화를 승인하면서 포스코와의 합작제철소 설립을 서두르고 있으나 합작 철강사가 있는 안드라프라데시주(AP) 총리의 반대입장이 거세 합작제철소가 설립되더라도 다른 곳에서 추진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본보 2021년 2월 4일 참고 인도, RINL 민영화 추진…포스코 합작사 논의 영향은?>

 

22일 업계에 따르면 YS 자간 모한 레디 안드라프라데시주 총리는 지난 17일(현지시간) 14명의 RINL 노조 지도자들과 만나 "비사카파트남 부지내 포스코 합작제철소가 건립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설립되더라도 비사카파트남 부지가 아닌 다른 곳에서 세워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제철소를 민영화하려는 움직임에 반대하고 있으며 연방정부 결정이 철회될 때까지 반대 투쟁을 계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주총리는 비사카파트남을 대신해 △크리슈나파트남 항구(KPCT) △스리카쿨람 바바나파두 △카바다파를 후보지로 내세웠다. 

 

정부의 합작제철소 설립 의지와 엇갈린 태도를 보인 주총리로 인해 포스코의 합작제철소 설립은 난항이 예상된다. 이미 주민과 합작제철소 대상인 RINL의 극렬한 반대에 부딪힌데 이어 정부와 지자체 갈등까지 이어져 합작제철소 설립이 무산될 수 있어서다.  

 

RINL 민영화 반대는 정치권도 가세한 상태이다. 찬드라바부 나이두(N. Chandrababu Naidu) 인도 텔렝구데삼당(TDP) 대표는 "자간 모한 레디(Jagan Mohan Reddy) 안드라프라데시주(州) 총리가 포스코와 합작사 설립을 추진중인 라쉬트리아이스파트니감(RINL)의 노동자 목소리를 대신해야 한다"며 민영화를 반대했다. <본보 2021년 2월 18일 참고 인도 정치권, '포스코 합작 파트너사' RINL 민영화 놓고 갑론을박>

 

업계에서는 12년간 시간을 끌다 포기한 포스코의 '오디샤 프로젝트' 악몽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포스코는 지난 2005년 인도 동부 오디샤 주정부와 양해각서를 맺고 120억 달러(약 13조6000억원) 규모를 투입해 제철소 설립을 추진했다. 인도에서 조달한 철광석을 녹여 쇳물과 열연강판을 만들 계획이었다. 그러나 인도 정부가 포스코 보유 산림 부지와 함께 광산개발권을 자국 철강기업에 양도하면서 포스코의 오디샤 프로젝트가 사실상 종료됐다. <본보 2019년 3월 12일 참고 [단독] 포스코, 印 오디샤 프로젝트 손 뗀다‥합작사 설립 새 변수>

 

인도 정부의 제안을 받고 협력중인 포스코 입장에서도 부담이다. 현지 주민, 노조원에 이어 지자체 반대까지 이어지면서 부정적인 시선 속에 무리하게 강행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에도 오디샤 프로젝트와 같이 진척없이 종료되면 무능한 오너 경영 비판이 일수도 있다. 

 

인도 정부는 지난해 초부터 용광로(고로) 공장을 설립하기 위해 포스코와 현대제철에 합작 일관제절소 설립을 제안했다. 자동차 강판류의 고급 철강 제품을 현지에서 생산하기 위해서다. 인도는 아직 철강 관련 기술이 부족해 자동차 강판을 비롯한 첨단 분야 제품은 대부분 수입에 의존한다. 인도 정부는 합작 제철소 설립으로 1억4200만t의 철강 생산능력을 오는 2030년에는 3억t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한편 포스코와 인도 정부는 현재 진실게임을 벌이고 있다. 포스코와 비사카파트남(VSP)제철소가 지난해 8월 합작회사(조인트벤처) 협약을 맺었다는 주장이 제기됐지만, 포스코는 아직 결정된 바 없는 사항이라며 관련 내용을 전면 부인했다. <본보 2020년 11월 23일 참고 인도 "8월 합작사 설립 합의" vs 포스코 "사실 무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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