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오소영 기자] 제니퍼 그랜홀름 전 미시간주 주지사가 조 바이든 차기 행정부의 에너지 장관으로 유력하게 꼽히고 있다. 미시간주 주지사를 지내며 LG에너지솔루션의 투자를 지원했던 인물이 에너지 정책을 총괄하게 되면서 최종 판결을 앞둔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의 소송에 이목이 쏠린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바이든 행정부는 그랜홀름 전 주지사를 에너지부 장관에 지명할 전망이다.
그는 1999년부터 2003년까지 미시간주 법무 장관을 지냈다. 2003~2011년 미시간 주지사를 두 차례 역임했으며 2009년 제너럴모터스(GM)와 크라이슬러에 대한 긴급 지원과 관련 당시 바이든 부통령과 협력했었다. 현재 버클리 캘리포니아 대학에서 청정에너지와 정책 커뮤니케이션 등을 가르치고 있다.
그랜홀름 전 주지사는 특히 전기차 산업에 높은 관심을 보여왔다. LG에너지솔루션의 투자를 유치하며 미시간주를 전기차 산업의 도시로 탈바꿈하는 데 기여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10년 미시간주 홀랜드에 3억300만 달러(약 3310억원)를 쏟아 배터리 공장을 준공했다. 제너럴모터스(GM)의 전기차 쉐보레 볼트에 들어갈 배터리를 양산했다.
그랜홀름 전 주지사는 LG에너지솔루션의 투자를 "미시간을 첨단 배터리의 세계 수도로 만들고 있다"며 호평했다. 2010년 7월 준공식에도 버락 오바마 당시 대통령과 참여했다. 연방 정부 차원에서 1억5100만 달러(약 1650억원)의 보조금을 제공하며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LG에너지솔루션에 우호적인 인사가 차기 에너지부 후보로 거론되며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의 소송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양사는 미국에서 영업비밀 침해 관련 1건, 특허 침해 관련 2건의 소송을 벌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이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제기한 영업비밀 침해 소송은 내년 2월 10일 최종 판결이 난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예비 결정에서 LG에너지솔루션의 손을 들어줬다. 당초 10월 5일로 예정됐으나 세 차례 연기됐다. 그동안의 사례를 보면 예비 결정을 뒤집은 경우가 없다. 에너지 정책을 총괄하는 자리에 그랜홀름 전 주시가 오르며 LG에너지솔루션에 유리한 결정이 나올 가능성이 제기된다.
다만 바이든 행정부가 궁극적으로 전기차를 확대하려는 기조인 만큼 SK이노베이션의 투자를 고려할 수밖에 없다는 시각도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조지아주에 27억3000만 달러(약 2조9860억원)를 투자했다. 배터리 1·2공장을 지어 2600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