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투자' 리막 CEO "SPAC 합병 통한 우회상장 우려"

"실사 부족으로 기업가치 과대평가…단기투자 부추겨"
"창업자 개인 그룹에 초점…투명성 결여"

 

[더구루=홍성환 기자] 우크라이나 전기 스포츠카 회사 리막오토모빌리의 창업자 마테 리막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전기차 스타트업이 기업인수목적회사(SPAC)를 통해 우회상장을 추진하는 것에 우려를 나타냈다. 장밋빛 전망만을 내세워 기업가치를 '뻥튀기'해 투자 거품과 시장 불신을 초래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리막 CEO는 지난 3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가 주최한 '자동차의 미래(Future of Cars)' 회담에서 "SPAC을 통한 기업공개(IPO)는 보통 창업자 개인 그룹을 부각하기 위해 특별하게 설정돼 있어 실패할 가능성이 있다"며 "기업에 대한 정확한 실사 없이 상장한 SPAC은 투명성이 부족해 단기투자를 부추긴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제품이 없는 회사가 지금 당장 엄청난 돈을 벌 수 있다는 점이 놀랍고 한편으로 무섭다"며 "많은 전기차 스타트업이 의미 있는 실적을 내지 못함에도 수십억 달러의 자금을 지원받고 있다"고 했다. 이어 "SPAC이 성공하기를 바라지만 대부분 그렇지 못할 것"이라고 "이러한 문제가 전기차 업계에 피해를 주지 않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최근 전기차 스타트업이 SPAC 통해 잇따라 우회상장에 나서고 있다. SPAC을 통한 상장이 늘어난 만큼 기업가치 고평가 논란도 커지고 있다. SPAC은 우량 장외기업의 합법적 우회상장을 지원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다. 

 

미국 전기트럭 기업 니콜라는 지난 6월 4일 SPAC과 합병하는 방식으로 나스닥에 상장했다. 상장 초기 94달러(약 10만2100원)까지 올랐지만, 이후 기술 사기 논란이 불거지면서 주가가 폭락했다. 현재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와 법무부가 니콜라에 대해 조사를 진행 중이다.

 

영국의 상업용 전기차 업체 어라이벌은 지난달 'CIIG 머저'라는 이름의 스팩과 합병해 나스닥 시장에 상장할 계획을 발표했다. 현재 기업가치가 54억 달러(약 5조8560억원)로 평가를 받고 있다. 이외에 미국 피스커, 중국 패러데이퓨처, 캐나다 라이온일렉트릭 등도 SPAC 합병을 추진 중이다. 

 

리막오토모빌리는 크로아티아 발명가 마테 리막이 지난 2009년 세운 전기차 스타트업이다. 현대차, 기아차가 투자해 국내에도 이름이 알려졌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지난해 5월 리막에 8000만 유로(1050억원)를 투자해 각각 지분 11.0%, 2.7%를 갖고 있다. 이외에 폭스바겐(15.5%), 포르쉐(15.1%), 중국 배터리 회사 카멜(14.0%) 등이 주요 주주로 있다.

 

리막오토모빌리는 2021년 출시를 목표로 '콘셉트투'를 개발 중이다. 1888마력 출력의 모터를 탑재했으며,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에 도달(제로백)하는 데 1.85초가 걸리는 고성능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프랑스 슈퍼카 회사 부가티 인수도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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