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오소영 기자] 미국 그래픽처리장치(GPU) 최강자 엔비디아가 지포스 RTX 30 시리즈의 공급에 차질을 빚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신형 GPU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파운드리 파트너사인 삼성전자가 주문량을 소화하지 못해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콜레트 크레스 엔비디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스위스 투자은행 크레디트 스위스가 주최한 연례 기술 컨퍼런스에서 "RTX3070과 RTX3080 등 RTX 30 시리즈가 공급 부족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웨이퍼와 실리콘 등에서 우리가 확인한바 이상으로 공급 제약이 확대되고 있다"며 "기판과 일부 부품도 (수급에)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위탁생산 파트너사인 삼성전자의 생산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동시에 다른 부품 확보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뜻이다.
RTX 30 시리즈는 엔비디아가 지난 9월 공개한 최신 GPU다. RTX 3090과 3080, 3070 등 3종으로 이전 칩보다 성능은 2배, 전력 효율은 1.9배 향상됐다. 삼성전자가 극자외선(EUV)을 활용한 7나노 공정에서 이 칩을 양산하고 있다.
RTX 30 시리즈는 코로나19 여파로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다.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며 게임 니즈가 증가했고 이는 고성능 GPU에 대한 수요를 끌어올렸다. 밀려드는 수요를 충족하기에 삼성전자의 생산 규모는 역부족했다. 부품 재고마저 떨어지며 엔비디아는 적기에 제품을 공급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크레스 CFO는 "분기 동안 공급을 늘리려는 작업을 지속하고 있지만 수요가 4분기 공급을 초과할 가능성이 높다"며 "수요를 따라잡는 데 수개월이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매일 상황이 개선되고 있으며 분기가 끝나기 전에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엔비디아는 이전 RTX 20 시리즈, 데이터센터용 그래픽칩(GA100)을 대만 TSCM를 통해 양산해왔다. RTX 30 시리즈부터 삼성전자와 본격적으로 협업하며 삼성전자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