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내년 '레벨3' 자율주행차 판매한다…韓보다 1년 앞서

日 국토교통성, 내년 3월 출시 혼다 레전드 형식인증 마쳐

 

[더구루=김도담 기자] 일본이 우리나라를 포함한 선진국의 자율주행차 상용화 경쟁에서 한발 앞서나갔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 국토교통성은 지난 11일 혼다의 대형 세단 '레전드'에 탑재 예정인 자동항법장치 '트래픽 잼 파일럿(Traffic Jam Pilot)' 출시를 위한 형식승인을 내줬다. 혼다는 내년 3월부터 이 모델을 일본 시장에 판매할 예정이다.

 

레벨3 자율주행차 상용화는 세계 최초다. 주요 자동차·IT 회사는 이미 레벨3, 나아가서는 레벨4~5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을 확보해 실도로에서 시험주행하고 있다. 또 레벨2 수준의 자율주행 기능은 실제 판매 차량에 적용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가 레벨3 수준의 자율주행차를 정식으로 승인하고 판매를 허가하는 사례는 아직 찾기 어렵다. 각국 정부로선 안전을 최우선해야 하는데 레벨3 이상의 자율주행 기술은 아직 안전을 담보할 만큼 각종 변수에 대한 대응 사례가 충분치 않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와 일본 등 대부분 국가는 이 때문에 아직 레벨2 기능에 대해서만 상용화를 허가하고 있다.

 

미국자동차기술학회(SAE)는 자율주행을 그 수준에 따라 시스템이 단순히 운전자 보조 역할을 하는 레벨1에서 사람 자체가 필요 없는 레벨5로 분류하는데 이중 레벨3는 특정 주행모드 땐 시스템에 모든 차량 제어를 수행하고 운전자는 비상상황에서만 개입하면 된다.

 

일본 정부도 레벨3 자율주행차 판매를 승인했지만 적잖은 제한을 뒀다. 시속 30㎞ 이내에서 작동해 시속 50㎞ 이상이 되면 사용할 수 없다. 사실상 극심한 정체 상황에서만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폭우나 폭설, 짙은 안개 같은 악천후 혹은 역광으로 카메라와 레이더, 라이다(LiDAR, 광선 레이더) 등이 주변 상황을 인식할 수 없을 때도 작동하지 않는다. 운전자는 자율주행 중에도 긴급운전 요청인 'TOR(Take Over Request)' 발생 땐 즉각 대응해야 할 의무가 있다. 혼다는 이 밖에도 방향 조작(스티어링)이나 제동(브레이크) 등 차량의 핵심 기능의 작동 방식을 이원화해서 위험 상황에 대비했다. 운전자 모니터링 카메라를 통해 운전자의 상태를 감지하고 해킹을 막기 위한 사이버 보안과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작동 상태 기록장치도 차량 내 탑재한다.

 

 

일본 정부는 그럼에도 이번 승인으로 세계 자율주행차 상용화 경쟁에서 한발 앞서갈 수 있게 됐다. 제한적인 승인이라고는 하지만 내년 3월 출시하는 혼다 레전드 운전자는 정체 상황에서 운전을 차량에 맡긴 채 전방에서 눈을 떼고 스마트폰이나 TV를 봐도 된다. 정부가 레벨3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을 승인한 그 자체도 의미 있는 진전이다. 자율주행차 상용화를 위해선 관련 기술개발도 중요하지만 도로 인프라나 관련 법·제도 정비 역시 필수다.

 

도요타와 닛산 등 다른 일본차 회사도 아직 레벨2 상용화에 주력하고 있지만 이를 계기로 레벨3 이상의 기술에 대한 상용화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도요타는 내년 자율주행 셔틀 ‘이 팔레트(e Palette)’를 20대 가량 도입해 운영 후 2023년 양산한다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일본 정부는 레벨3 상용화에 이어 2025년에 전국 40개 지역에서 자율주행 레벨4를 적용한 대중교통을 도입기로 했다.

 

일본의 계획대로 혼다 레전드의 트래픽 잼 파일럿 기능이 나온다면 일본은 자율주행 경쟁에서 우리나라보다 1년 이상 앞서게 된다. 우리 정부는 2년 후인 2022년 레벨3 자율주행차 판매를 허용할 계획이다.

 

우리 정부는 이어 2년 후인 2024년 레벨4 자율주행차를 일부 허용하고 2027년엔 세계 최초로 전국 주요도로에서 레벨4 수준의 완전 자율주행을 허용한다는 목표로 관련 기술 개발과 제도 정비에 착수했다. 정부는 이를 위해 2025년까진 전국 모든 고속도로와 주요 간선도로에 차-도로와 차-차 간 통신을 위한 C-ITS를 구축할 방침이다. 비슷한 시기 자율주행 정보 국가표준도 마련할 계획이다. 레벨4는 승무원이 탑승하되 모든 운전은 시스템이 알아서 하는 사실상 완전 자율주행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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