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 발행 추진…선점 경쟁 본격화

RBA, 민간 금융사·블록체인 업체와 공동 연구
디지털 화폐전쟁 본격화…중국·유럽 도입 준비 중

 

[더구루=홍성환 기자] 호주 중앙은행(RBA)이 '법정 디지털 화폐(CBDC·Central Bank Digital Currency)' 도입을 위한 준비에 착수했다. 디지털 화폐 선점을 위한 전 세계 중앙은행 간 경쟁이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호주 중앙은행은 디지털 화폐 도입을 검토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이번 프로젝트에는 코먼웰스은행, 내셔널호주은행, 퍼페츄얼 등 금융사와 블록체인 기술회사 콘센시스 소프트웨어가 참여한다.

 

프로젝트를 통해 이더리움 기반 분산원장(DLT) 플랫폼에서 토큰화된 신디케이트론 자금 조달, 결제, 상환을 위해 기관 투자자가 이용할 수 있는 디지털 화폐 발행의 개념증명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호주 중앙은행 관계자는 "이번 프로젝트는 기업금융 거래에서 디지털 화폐의 효율성, 리스크 관리, 혁신을 모색할 것"이라고 전했다.

 

세계 주요 중앙은행이 앞다퉈 디지털 화폐 도입 준비에 나선 상태다. 국제결제은행(BIS) 등에 따르면 전 세계 66개국 중앙은행 가운데 80% 이상이 디지털 화폐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다.

 

CBDC는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전자 화폐다. 국가에서 발행하기 때문에 가격 변동성이 낮고 수요 변화에 따라 공급을 조절할 수 있다. 비트코인과 같이 변동성이 큰 민간 암호화폐와 차이가 있다.

 

중국 인민은행은 실물이 아닌 디지털 형식의 위안화도 법정 화폐로 인정한다는 내용을 담은 인민은행법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또 실제로 디지털 화폐를 지급해 상업시설에서 쓰도록 하는 실험도 완료했다. 이르면 내년 정식 도입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지난달 디지털 유로 발행에 대한 공개 논의를 시작한다고 공식 선언했고, 이달부터 유럽인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이번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디지털 화폐 정책을 추진할 계획이다. <본보 2020년 11월 2일자 참고 : 유럽도 디지털 화폐 발행 본격화…설문조사 돌입>

 

한국은행도 내년 디지털 화폐 테스트를 목표로 연구·개발을 하고 있다. 지난 7월 1단계로 CBDC 설계와 기술 검토를 마쳤다. 2단계 업무 프로세스 분석·외부 컨설팅을 거쳐 내년 중 3단계로 시험 체계를 가동할 예정이다. 한은이 디지털 화폐를 발행하고 민간에서 유통하는 방식이다. 

 

반면 미국은 디지털 화폐 발행에 소극적이다. 디지털 화폐 확산으로 세계 최대 기축통화인 달러화의 지위가 위협받을 수 있어서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지난달 워싱턴DC에서 열린 국제통화기금(IMF) 연차총회에서 "중앙은행 발행 디지털 화폐에 대한 모든 문제를 해결할 때까지 디지털 달러를 발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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