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이어 영국도 엔비디아 'ARM 인수' 개입

국회·업계 안보 위협·실직 우려 '한목소리'
엔비디아 "케임브리지 본사 유지·AI 센터 약속"…반대 해소

 

[더구루=오소영 기자] 영국 정부가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의 ARM 인수에 대한 평가 작업에 착수한다. 영국 핵심 기업을 미국에 넘겨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커지며 '현미경식 조사'를 통한 개입에 나선 것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영국 정부가 엔비디아의 ARM 인수에 따른 영향을 검토한다. ARM이 영국 방위 산업의 주요 공급 업체이니만큼 엔비디아의 인수가 안보를 해치지 않는지 중점적으로 살필 전망이다.

 

앞서 영국 총리실 대변인은 지난 14일(현지시간) "기업법은 국가 안보나 금융 안정성, 미디어 다양성, 공중 보건 위기 대응과 연관된 영국의 능력에 우려될 수 있는 합병에 정부가 개입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면밀한 조사를 예고한 바 있다.

 

ARM은 세계 최대 반도체 설계 회사다. 삼성전자와 퀄컴, 애플, 화웨이 등을 고객사로 두며 스마트폰의 두뇌인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분야에서 90% 이상의 점유율 차지한다. 전 세계 6000여 명의 직원 중 절반이 영국에 있다.

 

영국의 대표 기술 기업으로 꼽히는 만큼 정치권과 업계에서는 엔비디아의 ARM 인수를 두고 반대 기류가 확산되고 있다. 영국 보수당 의원인 톰 투겐타드(Tom Tugendhat)는 "ARM 매각은 주권에 대한 의문을 불러일으킨다"고 밝혔다. 에드 밀리밴드 노동당 상업장관은 "실리콘밸리 기업(엔비디아)의 ARM 인수는 궁극적으로 영국의 일자리를 해외로 이전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ARM의 공동 창업자인 헤르만 하우저도 엔비디아의 매입을 '재앙'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모든 결정은 케임브리지가 아닌 미국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대 목소리는 중국에서도 나오고 있다. 니광난(倪光南) 중국 공정원 원사는 최근 한 포럼에서 엔비디아의 ARM 인수에 대해 "틀림없이 우리에게 아주 불리한 일"이라면서 "상무부가 인수합병을 불허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영국 안팎의 우려가 커지며 엔비디아는 ARM을 인수하기까지 영국 정부로부터 까다로운 조사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각 규제 당국의 깐깐한 심사로 인수 기한은 당초 계획인 2022년 3월보다 더 길어지거나 무산될 가능성도 있다.

 

엔비디아는 각종 투자를 약속하고 신뢰 확보에 나섰다. 케임브리지에 본사를 유지하고 세계 수준의 인공지능(AI) 센터를 만들어 헬스케어와 자율주행차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 엔비디아는 ARM 인수를 위해 일본 소프트뱅크에 400억 달러를 지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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