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3세 리더십' 김동관, 분산탄 블랙리스트 탈출 첫 '시험대'

국제 분산탄 블랙리스트 탈출 여부 주목
니콜라 사기 의혹에 '국제적 안목' 의구심

 

[더구루=김병용 기자] 한화 김승연 회장의 큰아들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사장(37)이 사장으로 전격 승진하면서 그룹 전면에 등장했다. 특히 그룹 최대 현안으로 떠오른 분산탄 사업 분리 여부가 '김동관 뉴리더십' 안착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5일 재계에 따르면 김 사장의 첫 리더십 시험대는 현재 진행되는 ㈜한화의 분산탄 사업 분리이다. 한화그룹의 태양광 사업을 이끄는 김 사장은 유럽 태양광 시장 확대 진출을 위해 '비윤리적인 무기'로 지탄받는 분산탄 사업을 분리, 매각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 중이다.

 

분산탄은 한 개의 폭탄에 수십, 수백 개의 자탄을 탑재해 공중에서 넓은 범위에 흩뿌려 적을 공격하는 무기이다. 한화가 생산하는 '천무' 다연장 로켓의 경우 300~900개의 자탄을 탑재, 폭탄 1기로 축구장 3배 면적을 초토화시킬 수 있다. 특히 분산탄은 대규모 살상력도 문제지만, 불발율이 높아 분쟁 지역에서 민간인들이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크다.

 

국제 비정부기구 단체들은 분산탄 개발 및 생산 업체에 해외 금융기관 등이 투자하지 못하도록 하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이유다. 실제로 네덜란드 비정부기구인 팍스(PAX)는 ㈜한화를 분산탄을 생산하는 블랙리스트, 이른바 '레드플래그 리스트'(Red Flag List)에 등재했다.

 

김 사장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그룹의 모태이기도 한 방산 부문의 핵심 사업을 떼어내기로 결정했다. 문제는 김 사장이 원하는 대로 한화가 분산탄 블랙리스트에서 제외될 수 있느냐는 것. 한화는 지난달 24일 임시주총을 열고 '방산부문 분산탄 사업' 물적 분할 안건을 의결하고, 신설회사 '코리아 디펜스 인더스트리(KDI)'를 출범시키기로 했다.

 

남은 절차는 KDI 매각이다. 자회사인 KDI가 완전히 법적으로 분리돼야만 블랙리스트 '탈출'이 가능할 전망이다. 한화 측은 연내 매각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당장 풍산과 LIG 넥스1 등 경쟁 방산업체들이 KDI를 인수하기에는 자금력과 사업 시너지 등을 고려할 때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또 다른 걸림돌은 물적분할 또는 매각 후 분산탄 사업의 연관성이다. 2018년 12월 발간된 PAX 보고서에 따르면 레드플래그 리스트는 분산탄을 생산하는 업체뿐 아니라 '구성품'(component)을 공급하는 행위도 문제 삼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국제 협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와 투명성"이라며 "한화가 진행하고 있는 분산탄 사업 분리 결과에 따라 김동관 사장의 글로벌 리더십이 재조명 받을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니콜라의 수소차 사업에 대한 사기 의혹이 제기되면서 김 사장의 책임론과 국제적 안목에 대한 의구심이 불거진 상태인 만큼 분산탄 사업 분리에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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