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오소영 기자]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류머티즘 관절염 치료제 '엔브렐' 특허 소송 관련 패소 판결을 재검토해달라는 산도스의 주장에 힘을 보탰다.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산도스가 지며 엔브렐 바이오시밀러 에티코보의 미국 출시가 지연될 위기에 놓이자 지원 사격에 나섰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엔브렐 특허와 관련 산도스의 전원합의체 재심리 요청을 지지하는 내용의 법정조언자 의견서를 제출했다. 미국 의약품접근성협회(The Association for Accessible Medicines)와 보험회사연합(America’s Health Insurance Plans)도 동참했다.
법정조언자 의견서는 사건에 이해관계가 있는 제3자가 최종 판결에 도움을 주고자 법정에 제출한 일종의 소견서이다. 판결에 직접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업계의 이해 당사자들이 쟁점 이슈를 어떤 시각으로 보는지 드러나 재판에 중요한 참고 자료로 활용된다.
삼성바이오에피스와 현지 의약품 관련 협회들이 산도스의 편을 들면서 산도스가 엔브렐 특허 소송에서 원심 판결을 뒤집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산도스는 1심과 2심에서 모두 엔브렐의 특허권자이자 암젠의 자회사인 이뮤넥스에 패소했다. 1심 법원인 뉴저지지방법원에 이어 연방항소법원도 지난달 산도스가 특허 무효를 입증할만한 충분한 근거를 제시하지 못했다고 판정했다. 이로써 암젠은 엔브렐의 특허 존속 기간을 2029년까지 유지하게 됐다.
산도스는 2심 판결을 전면 재검토해달라며 전원합의체 재심리를 신청했다. 재심리를 통해 소송의 반전을 이뤄내겠다는 전략이다. 산도스는 2016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엔브렐 바이오시밀러 에렐지의 판매 허가를 획득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해 에티코보의 미국 내 판매를 승인받았다.
양사는 미국 FDA의 허들을 넘었지만 암젠과의 특허 문제에 막혀 제품을 출시하지 못했다. 만약 최종 판결에서 산도스가 지게 되면 암젠의 특허가 만료될 때까지 에렐지의 미국 판매가 어렵게 된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에티코보도 에렐지의 소송 결과를 따를 가능성이 높다.
한편, 엔브렐은 1998년 개발된 류머티즘 관절염 치료제다. 미국 시장에서 연간 50억 달러(약 5조9100억원) 이상 팔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