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예린 기자] 네덜란드가 국가 에너지 체계를 전면 개편하면서 가스 보일러 중심이던 냉난방공조(HVAC) 시장이 전기 및 디지털 기반의 고효율 시스템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저소음·친환경 기술력과 스마트 제어 솔루션을 갖춘 국내 기업들이 유럽 에너지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1일 코트라(KOTRA)에 따르면 올해 네덜란드 HVAC 시장 규모는 약 25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2030년까지 연평균 4.6% 수준의 안정적인 성장이 지속될 전망이다.
현지 HVAC 시장은 하이브리드 히트펌프 설치 의무화 정책 철회에도 불구하고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높은 천연가스 요금에 따른 실질적인 비용 절감 수요가 굳건하게 뒷받침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신축 건물의 가스망 연결 금지 조치와 침체됐던 건설업계의 회복세가 더해져 공조 생태계 전동화에 속도가 붙고 있다.
기술적으로는 천연가스와 전기를 교차 사용하는 하이브리드형 이중 연료 시스템과 인공지능(AI) 기반 에너지 관리 솔루션이 핵심 트렌드로 부상했다. 특히 유럽연합(EU)의 불화온실가스(F-가스) 규제 강화에 따라 과불화화합물(PFAS)이 없는 프로판(R-290) 등 고효율 자연 냉매 탑재 장비가 시장의 주류로 자리 잡았다.
네덜란드 정부는 직접적인 설치 규제 대신 경제적 지원을 대폭 확대하며 설비 투자를 유도하고 있다. 올해 지속가능 에너지 투자 보조금(ISDE) 예산을 5억1000만 유로로 책정했으며, 기업 대상 에너지 투자 세액 공제(EIA) 규모도 4억6000만 유로로 대폭 늘렸다.
국내 기업이 현지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보조금 수령 기준인 '에너지 리스트 2026' 등재 등 실무적 요건을 사전에 충족해야 한다. 다세대 주택이 밀집한 현지 거주 환경을 고려해 야간 실외기 소음을 35데시벨(dB) 이하로 낮추는 저소음 설계는 물론, 현지 업체와 연계한 통합 유지보수 네트워크 구축이 필수적이다.
코트라 암스테르담무역관 관계자는 "네덜란드 HVAC 시장은 정책적 강제성보다는 경제적 이득과 기술적 우위를 중심으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며 "우리 기업들이 변화된 시장 환경에 맞춰 저소음, 친환경, 디지털 연결성이라는 세 가지 핵심 가치를 충족하는 혁신적인 통합 솔루션을 제시한다면, 네덜란드는 유럽 에너지 전환 시장을 선도하는 가장 전략적인 요충지로서 지속적인 기회의 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