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 OPEC·OPEC+ 탈퇴…사우디 카르텔 깨고 석유 증산 나설 듯

석유 생산 자율성 확보 차원
OPEC 영향력 약화 전망

 

[더구루=정등용 기자] 아랍에미리트(UAE)가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OPEC+(OPEC과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 10개국의 연대체)를 탈퇴하기로 했다. 석유 생산에 보다 많은 자율권을 확보해 본격적인 석유 증산에 나서기 위해서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주도해 온 석유 카르텔의 영향력도 줄어들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28일(현지시간) UAE 에너지부는 성명을 통해 “생산 정책과 역량에 대한 종합적인 검토 결과, OPEC과 OPEC+기구 탈퇴가 국익에 부합한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오는 5월 1일에 탈퇴한다.

 

수하일 알 마즈루이 에너지부 장관은 미 경제매체 CNBC와 인터뷰에서 “다른 회원국들에 미치는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는 시점에 탈퇴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 시점이 탈퇴의 적기”라며 “유가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UAE는 지난 1967년 OPEC에 가입했다. 이후 지난 60여 년 동안 OPEC의 결정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산유량은 사우디, 이라크에 이어 그룹 내 세 번째다.

 

이번 결정은 석유 생산에 자율성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이다. UAE는 그동안 유가 지지를 위해 사우디가 주도해 온 수년 간의 감산 조치에 불만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마즈루이 장관은 "UAE는 오는 2027년까지 일일 생산량을 500만 배럴까지 확대하려는 야심을 갖고 있다“며 ”이를 추진하기 위해 더 많은 행동의 자유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UAE의 탈퇴로 OPEC의 영향력도 줄어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UAE는 사우디와 더불어 유가에 영향을 주고 공급 충격에 대응할 수 있는 ‘유휴 생산 능력’을 보유한 몇 안 되는 회원국 중 하나였다.

 

유휴 생산 능력이란 주요 위기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즉시 가동할 수 있는 추가 생산량을 말한다. 사우디와 UAE는 전 세계 총 유휴 생산 능력(일일 400만 배럴 이상)의 과반을 통제하고 있어, 시장 혼란기에 특히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노르웨이 에너지 컨설팅 기업 ‘리스타드 에너지(Rystad Energy)’는 “UAE의 탈퇴는 시장을 관리하는 OPEC의 능력을 뒷받침하는 핵심 기둥 중 하나를 제거하는 것”이라며 “OPEC은 구조적으로 약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UAE가 석유 증산에 나설 경우 국제 유가가 하락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끝나고 호르무즈 해협이 다시 열리면 UAE가 비축해뒀던 모든 유휴 생산 능력을 활용해 가능한 많은 석유를 생산할 것이란 이유에서다.

 

데이비드 골드윈 전 미국 국무부 국제에너지 특사는 “석유 수요가 약해지고 큰 공급 과잉이 발생할 경우, 시장은 유가의 하한선을 지지해주던 사우디의 능력을 그리워하게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탈퇴 발표에도 유가는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28일 ICE선물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종가는 배럴당 111.26달러로 전장 대비 2.8% 올랐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종가는 배럴당 99.93달러로 전장 대비 3.7% 올랐다.

 

에너지 전문 투자 자문사 ‘어게인 캐피털’은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된 상황에서 공급량이 늘어도 현재 갈 곳이 없는 만큼 유가는 완만한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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