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홍성환 기자] 중동 재건 사업 기대감에 건설사 주가가 뜨겁게 타오르고 있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냉기가 돈다. 주택 착공 감소와 미분양 장기화, 공사비 상승에 따른 건설 경기 침체로 중소업체의 줄도산이 이어지는 가운데 대형사들 역시 허리띠를 바짝 죄고 있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국내 주요 건설사 주가가 최대 8배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24일 기준 대우건설 주가는 연초 대비 760%나 급등했다. △현대건설(150%) △DL이앤씨(140%) △삼성E&A(120%) △GS건설(110%) 등도 두 배 이상 뛰었다.
이은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전후 중동 재건과 우회 파이프라인 증설 과정에서 국내 건설사의 역할이 중추적일 것"이라며 "향후 3년간 기대되는 원전 및 중동 수주 금액은 1400억 달러(약 210조원) 수준으로 2010~2014년 당시 수주 모멘텀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국내 사업을 주로 하는 중소 건설업계에는 그림자가 짙게 드리우고 있다. 국토교통부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KISCON)에 따르면 1분기 건설업 폐업 신고 건수는 1088건으로 지난해 1분기 보다 17.6% 늘었다. 1분기 폐업 건수가 1000건을 넘긴 것은 2014년(1208건) 이후 12년 만이다.
1분기 폐업한 회사 중 전문건설기업 비중이 80%를 넘는다. 전문공사업은 건설산업기본법에 따라 공종별 전문공사를 직접 도급 또는 하도급받아 시공하는 기업이다. 실내 건축 공사, 철근·콘크리트, 도장·방수·석공 등 14개 특정 업종이 포함된다. 일반적으로 전체적인 계획·관리를 하면서 시공하는 종합공사업보다 상대적으로 기업 규모가 작다.
건설업 현장의 체감 경기 회복 역시 더딘 상황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건산연)에 따르면 3월 건설경기실사지수(CBSI)가 전월 대비 5.3포인트 상승한 67.8로 조사됐다.
CBSI가 기준선인 100을 밑돌면 건설경기를 비관적으로 보는 기업이 더 많다는 뜻이고 100을 웃돌면 낙관적 시각이 우세함을 나타낸다. 2월 급락에 따른 기저효과 영향으로 지수가 일부 반등했으나 여전히 기준선인 100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기업 규모별로 보면 '대기업 지수(84.6)'가 1.3포인트 오른 반면 '중견기업 지수(67.9, -1.3포인트)'와 '중소기업 지수(60.7, -0.6포인트)'는 하락했다.
이지혜 건산연 연구위원은 "2월 건설수주는 민간 주택 중심으로 증가했으나 공공 건축과 민간 비주택 부진이 지속되며 회복 흐름이 제한적"이라며 "공공과 민간, 토목과 건축 간 회복 속도 차별화가 심화하는 가운데 체감경기 역시 뚜렷한 개선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요 대형 건설사들은 조직 슬림화를 통해 불황에 대비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시공능력 상위 10대 건설사의 직원은 약 4만9400명으로, 1년 전보다 2900명(5.5%) 줄었다. 현장이 줄면서 기간제 근로자도 대폭 감축됐다.
정규직 감원도 진행 중이다. 롯데건설은 최근 장기근속자와 임금피크 대상자를 중심으로 희망퇴직을 시작했다. 현대엔지니어링과 포스코이앤씨 등도 인원 감축을 진행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