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김예지 기자] 현대자동차그룹 미국 자회사 보스턴다이내믹스(Boston Dynamics)의 4족 보행 로봇 '스팟(Spot)'이 미국 내 핵심 광물 공급망 강화를 위한 '자율 주행 파수꾼'으로 나선다. 단순한 현장 점검 수준을 넘어, 광산 운영 소프트웨어와 실시간으로 연동되는 '모바일 센서 플랫폼'으로서의 입지를 다지며 산업 현장의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할 전망이다.
22일 미국 첨단 광물 기업 마리아나 미네랄스(Mariana Minerals)에 따르면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미국 유타주 산후안 카운티 소재 '코퍼 원(Copper One)' 구리 광산 및 제련소에 스팟을 전격 배치하고 현장 시스템 통합을 위한 협력에 나섰다. 이번 협력은 마리아나 미네랄스가 추진하는 세계 최초의 '완전 자율 광산' 구축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스팟은 현장에서 발생하는 각종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분석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맡게 된다.
이번 도입의 핵심은 스팟이 마리아나 미네랄스의 독자적인 소프트웨어 스택인 '마리아나OS(MarianaOS)'에 직접 통합된다는 점이다. 기존의 로봇들이 독립적인 점검 도구로 활용됐다면, 코퍼 원 광산의 스팟은 마리아나OS의 하위 노드로 작동하며 시스템과 유기적으로 결합한다. 스팟이 이동하며 캡처한 △열화상 △음향 △시각 데이터는 즉각 시스템으로 전송되어 설비 과열, 가스 누출 감지 및 유지보수 예측 모델을 구동하는 기초 자료로 활용된다.
현재 미국은 정제 구리 수요의 약 50%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인공지능(AI) 인프라 확충과 전동화 흐름 속에서 오는 2035년까지 구리 수요가 두 배로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양사는 로봇 기술을 통한 생산 효율 극대화와 안전 확보가 이러한 공급망 병목 현상을 해결할 열쇠가 될 것으로 보고, 미국 내 광물 자립도를 높이기 위해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
마리아나 미네랄스는 안드레센 호로위츠(a16z)가 주도하고 브레이크스루 에너지 벤처스(BEV) 등이 참여한 시리즈 A를 통해 총 1억 달러(약 1500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한 유망 기업이다. 현재 유타주 구리 광산 프로젝트 외에도 텍사스 동부에 세계 최초의 기가와트(GWh)급 리튬 추출 시설인 '리튬 원(Lithium One)'을 건설하며 사업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
마르코 다 실바(Marco Da Silva) 보스턴다이내믹스 스팟 개발 책임자는 "스팟은 복잡한 산업 환경에서 작동하며 일관된 고품질 데이터를 수집하도록 설계됐다"며 "코퍼 원에서 스팟은 마리아나OS 내의 모바일 감지 플랫폼 역할을 수행하며 실시간으로 실행 가능한 정보를 포착하고 전달하게 된다"고 밝혔다. 이어 "이러한 형태의 통합은 운영자가 주기적인 점검 방식에서 벗어나 지속적인 모니터링 체계로 전환할 수 있게 하며 안전성과 신뢰성을 모두 향상시킨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스팟의 현장 투입이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실질적인 수익 모델 확보와 상용화 능력을 또 한번 입증한 것이라는 평가다.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최근 차세대 휴머노이드 '아틀라스' 공개와 스팟의 활약에 힘입어 기업 가치가 50조원에서 최대 100조원까지 거론되고 있다.
이는 지난 2021년 현대차그룹 인수 당시 약 1조2480억원 대비 수십 배 급증한 수치다. 이러한 몸값 상승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지배구조 개편 작업에도 결정적인 역할을 할 전망이다. 현재 정 회장이 보유한 보스턴 다이내믹스 지분 약 22.6% 가치는 이미 6조원을 웃도는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상장 후 기업 가치가 50조원에 달할 경우 지분 가치는 11조원대로 치솟게 된다. 이는 그룹의 숙원인 순환출자 해소와 상속세 재원 마련에 필요한 자금을 계열사 지분 매각 없이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규모다. 현재 현대차그룹은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미국 나스닥 상장을 포함한 기업공개(IPO)를 다각도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