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예린 기자] SK하이닉스가 글로벌 공급망 구조 변화와 대외 변수 확대로 커지는 반도체 산업 불확실성 대응에 나섰다. 협력사와의 ‘원팀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공급망 안정성과 생태계 경쟁력을 동시에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이현철 SK하이닉스 구매전략부사장은 20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열린 제16회 소부장미래포럼에서 "산업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면서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대외환경 변화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며 최근 반도체 산업 현황을 진단했다.
이어 "단일 기업이 영향을 미치는 것을 넘어 새로운 생태계 저력 요구하고 있다"며 "이에 대응하기 위해 SK하이닉스는 협력사와의 파트너십을 원천으로 보고 성장하는 '원팀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중동 정세는 반도체 공급망 리스크가 현실화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이란이 카타르 액화천연가스(LNG) 시설을 공격하면서 헬륨 생산이 중단됐고 반도체 공정에 필수적인 소재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지고 있다.
헬륨은 반도체 제조 과정에서 온도 제어와 불순물 제거에 활용되는 핵심 소재로 카타르가 글로벌 공급의 약 30%를 차지한다. 한국은 전체 수입 물량의 약 65%를 카타르에 의존하고 있어 공급망 충격에 취약한 구조다.
현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요 기업들은 수개월치 재고를 확보해 단기 영향은 제한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재고 소진 이후 생산 일정 조정이나 제품 포트폴리오 변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피치는 공급 제한이 약 6주 이상 지속될 경우 생산 일정 조정이나 고부가 제품 중심의 생산 전략 재편이 필요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헬륨 가격 역시 최대 200%까지 상승할 수 있어 수익성 변동성 확대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처럼 특정 지역과 소재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구조에서는 외부 변수에 따라 공급망 전반이 흔들릴 수 있어 개별 기업을 넘어선 협력 생태계 차원의 대응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공급망 안정성과 기술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하기 위해 협력사와의 연계 구조를 강화하는 것이 주요 대기업들의 핵심 과제로 부상하고 있는 이유다.
SK하이닉스는 협력사 경쟁력 강화를 위한 다양한 동반성장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양산 과제 공동개발을 비롯해 생산라인 신뢰성 인증을 지원하는 성능평가 사업, 고가 장비를 공유하는 분석·측정 지원 등을 통해 협력사의 기술 경쟁력 확보를 지원하고 있다.
환경·사회·지배구조(ESG)·에너지 관리·스마트제조 컨설팅과 환경안전 프로그램을 통해 협력사의 경영 개선을 지원한다. 3860억원 규모의 동반성장 상생펀드를 운영하며 2·3차 협력사까지 금융 지원을 확대하고, 청년 하이파이브 프로그램으로 구직자와 협력사를 연결해 인력 확보도 지원하고 있다. 반도체 아카데미와 경영진·팀장 교육 과정도 운영하며 협력사 구성원 역량 강화도 병행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정부와 경기도, 용인시와 함께 첨단 반도체 테스트베드 ‘트리니티 팹’도 구축하고 있다. 용인 클러스터 내 양산 팹과 동일한 수준의 실증 환경을 구축해 소부장 기업이 양산 적용 전 검증 기간을 단축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다. 트리니티 팹은 총 8600억원 규모로 추진되며 정부 지원 3000억원은 장비 도입에 활용된다. 약 1000평 규모 클린룸과 50여 대 장비가 구축될 예정이며 2027년 5월 오픈을 목표로 공사가 진행 중이다.
이 부사장은 "대기업과 협력사, 정부가 함께하는 삼위일체 상생 모델은 AI 시대 국내 반도체 경쟁력 강화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모델"이라며 "협력사와 함께 성장하는 원팀 파트너십의 구심점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