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김예지 기자] 대한항공의 중화권 시장 재탈환 전략에 대형 '암초'가 나타났다. 대한항공 중국 현지 최대 파트너이자 '핵심 우군'인 글로벌 여행 플랫폼 트립닷컴 그룹(씨트립)이 중국 당국의 전격적인 규제 대상이 됐기 때문이다. 최근 방중 기간동안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의 정상회담이 순조로이 이뤄지며 한국과 중국간 관계에 전례 없는 우호적 훈풍이 불고 있는 상황에서 맞닥뜨린 악재인 셈이다. 양국 관계 복원에 발맞춰 중국 노선 가동을 본격화하려던 대한항공의 로드맵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15일 중국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SAMR)과 씨트립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최근 사전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중화인민공화국 반독점법을 적용, 트립닷컴 그룹에 대한 시장 지배적 지위 남용 및 독점 행위에 대한 공식 입건 조사에 착수했다.
나스닥과 홍콩 증시에 상장된 트립닷컴 그룹은 조사 통지서를 수령했으며 "당국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즉각 발표하며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과징금 부과와 영업 위축 등 고강도 제재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이번 사태는 대한항공을 비롯한 국내 항공업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전망이다. 특히 대한항공은 불과 5개월 전인 지난해 8월, 중국 상하이 트립닷컴 본사에서 전략적 파트너십(MOU)을 체결하며 중화권 시장 공략의 고삐를 죄기 위한 핵심 파트너로 선정했지만 잘못된 선택이 된 셈이다.
당시 대한항공은 씨트립 내 공식 플래그십 스토어 운영과 맞춤형 프로모션을 통해 아시아나항공 통합 이후 더욱 탄탄해진 중국 노선망을 가동, 중화권 여행 수요를 대거 흡수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하지만 파트너사인 씨트립이 반독점 리스크에 휘말리면서 대한항공의 계획은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중국 3대 여행 플랫폼 중 하나인 씨트립은 한국 관광 시장의 성패를 좌우하는 막강한 큰손이다. 실제로 씨트립은 10여년전인 지난 2015년에도 약 150만 명의 중국 관광객을 한국으로 송출하며 국내 항공·관광 산업의 핵심 혈류 역할을 담당해 왔다. 한중 정상회담 이후 우호적인 분위기가 조성되며 유커(중국인 관광객) 귀환에 대한 기대감이 최고조에 달한 시점에 터진 이번 리스크는 대한항공의 유통 채널을 직접적으로 타격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국 당국이 지목한 양자택일 강요 및 불공정 수수료 체계 혐의가 입증될 경우, 씨트립 플랫폼 내 마케팅 권한이 축소되거나 한국행 여행 상품 노출이 제한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아시아나항공과의 통합 시너지를 극대화하려던 대한항공 입장에서는 가장 강력한 마케팅 엔진이 흔들리는 초유의 상황을 맞이하게 된 셈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씨트립 외에도 중국 내 주요 온라인 여행사(OTA)에서 항공사 플래그십 스토어가 활발히 운영되고 있어, 즉각적인 판매 중단 등의 극단적 상황으로는 번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현재 조사 초기 단계로 관련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