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진유진 기자] 차우철 롯데마트·롯데슈퍼 신임 대표가 취임 2주 만에 해외사업 확장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싱가포르에서 소형 포맷 '롯데마트 익스프레스(EXPRESS)'를 추가 출점하며 글로벌 성장 전략을 구체화했다. 내수 한계를 넘어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외형 성장을 추진하겠다는 차 대표의 경영 구상이 빠르게 실행 단계로 옮겨졌다는 평가다.
11일 페어프라이스 그룹에 따르면 롯데마트는 싱가포르 서부 핵심 상권인 '페어프라이스 엑스트라 JEM'에 두 번째 롯데마트 익스프레스 '숍인숍(Shop-in-Shop)' 매장을 오픈했다. 앞서 지난 5월 비보시티점에 이은 2호점으로, 현지 최대 유통그룹 페어프라이스와 협업을 통해 한국식 식문화와 쇼핑 경험을 전면에 내세웠다.
차우철 대표는 지난달 27일 2026년 정기임원 인사를 통해 지휘봉을 잡았다. 그는 '정통 롯데맨'이자 '영업통'으로 통한다. 2004년부터 그룹의 컨트롤타워인 롯데정책본부를 거쳐 롯데지주 경영개선1팀장 등을 역임하면서 신동빈 회장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했다.
2021년부터는 롯데GRS 구원투수로 전면에 나서며 '롯데리아 부활'을 이끌어냈다. 수익성이 낮은 사업과 점포를 과감히 정리하고 글로벌 사업을 확장하는 등 체질 개선에 주력한 결과, 롯데GRS는 차 대표 취임 1년만에 흑자전환했다.
내수 침체 여파로 고전하는 롯데마트의 타계책으로 그는 해외로 눈을 돌렸다. 글로벌 시장에서 발휘한 '성공 DNA'를 롯데마트로 이식하겠다는 복안이다. 차 대표는 지난 9일 협력사 대표들을 만난 자리에서 해외 사업 확대와 온라인 그로서리 강화를 핵심 과제로 제시하며 '글로벌 리테일 기업'으로의 도약을 선언했다. 그동안 통합 조달과 식료품 특화 매장으로 기반을 다졌다면 동남아 고성장 시장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외형 확장에 나서겠다는 구상이다.
이번 싱가포르 두번째 매장은 차 대표의 첫 번째 작품이란 점에서 눈길을 끈다. 젊은 직장인과 가족 단위 고객을 겨냥한 도심형 소형 포맷이다. 즉석 조리 공간 '요리하다 키친(Yorihada Kitchen)'을 중심으로 ‘한국의 맛’을 전면에 내세운 한국 길거리 음식과 디저트, 테이크아웃 메뉴를 강화했다. AI 포토부스 등 K-컬처 체험 요소도 도입해 단순 쇼핑 공간을 넘어 경험형 그로서리로 차별화를 꾀했다.
상품 전략 역시 선택과 집중이다. 총 800여 종의 상품 가운데 페어프라이스 단독 상품이 160여 종에 달하며, 신규 상품 비중은 28% 이상으로 구성했다. '요리하다'(프리미엄 K-간편식), '굿투데이'(음료·스낵) 등 자체 브랜드(PB)를 전면에 배치해 수익성과 브랜드 경쟁력을 동시에 노렸다. PB 중심 현지화 전략이 가격 경쟁력과 재구매를 확보하는 핵심 요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오픈 기념 이벤트도 공격적이다. 오는 13일에는 K-팝 솔로 아티스트 다영의 깜짝 방문과 롯데 셰프들의 라이브 요리 시연을 진행한다. 구매 금액별로 페어프라이스 전자 바우처 선착순 증정과 한국 왕복 항공권 등이 걸린 추첨 이벤트도 연계했다. 단기 집객과 브랜드 인지도를 동시에 끌어올리겠다는 계산이다.
시장에서는 싱가포르 익스프레스 모델을 향후 인근 국가로 확장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대규모 투자보다 소형 포맷과 현지 유통망을 활용한 스토어인스토어 전략은 리스크를 줄이면서도 빠른 시장 안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현실적인 대안으로 평가된다. 차우철호의 롯데마트 해외 사업이 속도와 효율을 앞세운 새로운 성장 궤도에 올라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롯데마트는 동남아 유통 시장에서 쌓은 사업 역량과 노하우를 기반으로 동남아 허브로 불리는 싱가포르 진출을 통해 해외 사업 경쟁력을 한층 강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