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길소연 기자] HD현대가 인도 해상 크레인 개발에 참여한다. 인도 국영 방산기업 바라트 어스 무버스(Bharat Earth Movers Limited, 이하 BEML)와 업무협약을 맺고 항만 크레인 제조를 위한 협력체계를 구축했다. HD현대는 이번 협력으로 인도와의 협력 범위를 확대해 인도의 해운·항만·조선·해양플랜트 산업 전반의 자립화와 경쟁력 강화를 돕는다. HD현대는 선박은 물론 크레인 분야에서도 혁신적인 기술력과 제품 신뢰도를 바탕으로 시장 지배력을 공고히 하고 있다.
BEML는 5일(현지시간) 인도 BEML 벵갈루루 본사에서 HD한국조선해양, HD현대삼호와 함께 인도 차세대 해상 및 항만 크레인 설계·제작을 위한 3자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MOU 체결식에는 샨타누 로이(Shantanu Roy) BEML 회장 겸 대표이사와 최한내 HD한국조선해양 기획본부 수석부사장, 권영훈 글로벌사업부장, 그리고 박종호 HD현대삼호 크레인 및 산업플랜트부장이 참석한 가운데 공식 체결됐다.
HD현대는 인도에서 차세대 일반형과 자율형 항만 크레인을 공동으로 설계, 개발할 예정이다. 이와 더불어 완벽한 애프터서비스와 예비 부품 및 교육 지원도 제공할 계획이다.
BEML은 "이번 MOU는 항만 크레인 설계·개발부터 통합, 설치, 시운전 및 수명주기 지원에 이르는 전체 가치 사슬을 아우를 것"이라며 "이를 통해 인도의 수입 크레인 시스템 의존도를 낮추고 고부가가치 직간접 일자리를 창출하는 동시에 민간 부문의 해양 장비 역량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협력은 연간 100억 톤(t)의 항만 처리 능력을 목표로 하고 인도를 세계 5대 해양 강국으로 도약시키려는 정부의 '마리타임 암릿 칼 비전 2047(Maritime Amrit Kaal Vision 2047)' 추진과 연결돼 있다. 인도는 해운·항만·조선·해양플랜트 산업 전반의 자립화와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기존 중국에서 조달하던 첨단 크레인을 국산화함으로써 '아트만니르바르 바랏(Aatmanirbhar Bharat)자립 인도)'와 '메이크 인 인디아(Make in India)' 정책을 지원하고, 항만 운영과 해양 인프라 현대화를 가속화한다.
항만 크레인은 해상 물류 과정에서 컨테이너 등 물체를 이동시키는 대형 핵심 장비다. 세계 항만의 스마트화와 자동화 수요가 증가하면서 고성능 크레인에 대한 수요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HD현대삼호는 항만 크레인의 설계부터 제조, 설치, 운송, 테스트, 시운전까지 토탈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안정적인 자동화 시스템을 바탕으로 빠르고 정확한 컨테이너 적재 능력을 발휘해 전세계의 항만 터미널에서 운행되고 있다. 연간 10기 수준의 크레인 생산 능력을 보유 중인 HD현대삼호는 전 세계 시장에서 3~4%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기술 혁신과 글로벌 시장 선도 성과도 인정받았다. HD현대삼호가 자체 생산한 '골리앗 크레인'과 '더블 트롤리 컨테이너 크레인'은 지난해 정부로부터 '세계일류상품'에 선정돼 품질과 기술력을 입증했다.
HD현대삼호는 현재 가장 선진화된 스마트항만으로 평가되는 싱가포르 PSA 투아스항에 항만 크레인 4기를, 국내 최초의 완전자동화 항만 부산신항에 2-5단계 항만 크레인 9기를 납품해 운영 중이다. 올해 초 스마트항만을 추진 중인 광양항의 컨테이너 크레인 8기 수주도 따낸 바 있다.
HD현대는 인도의 항만 크레인 개발 협력으로 선박에서 스마트 조선소 운영을 위한 지원까지 협력 범위를 확대해 밀접한 관계를 이어나간다는 구상이다.
HD현대는 인도 정부와 전략적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조선업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인도의 중장기적 국가 정책에 따라 기술력과 건조 능력을 갖춘 HD현대가 인도의 해양 비전 실현의 든든한 동반자가 되고 있다.
정기선 HD현대 회장은 "인도와의 굳건한 신뢰를 바탕으로 HD현대는 인도의 조선산업 발전을 돕는 최고의 파트너가 될 것"이라며 "조선·해양 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HD현대는 글로벌 리더십을 지속 발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