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예린 기자] 국내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 기업 ‘비아트론’이 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과 메모리 기업들로부터 기술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디스플레이 사업 노하우를 바탕으로 미래 성장동력으로 낙점한 반도체 장비 포트폴리오 확장에 속도를 내며 새로운 수익 기반 확보가 기대된다.
5일 싱가포르 경제매체 '더월드폴리오(The Worldfolio)'에 따르면 김형준 비아트론 대표는 최근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에피택셜 CVD(Epitaxial CVD) 장비는 한국 제조사뿐 아니라 마이크론, TSMC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며 "우리의 핵심 전략은 차세대 3D 아키텍처를 위한 특화 기술에 집중하는 것이며, 에피텍셜 CVD는 가장 중요한 제품군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와 같은 소수의 거대 기업들이 반도체 장비 시장을 독점하고 있지만, 생산 과정의 모든 단계에서 정면으로 경쟁하기보다는 독창적인 솔루션을 개발할 수 있는 고도로 전문화되고 세분화된 분야에 집중하는 것이 저희의 전략"이라며 "우리는 미국과 유럽, 대만 등을 중심으로 글로벌 협력과 장비 검증 네트워크를 확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비아트론은 디스플레이 장비 기업으로 출발해 업계 선도 기업으로 자리매김했지만, 5년 전 반도체를 전략사업으로 지정하며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최근 수년간 반도체 장비 개발에 집중하며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있다. 오는 2031년까지 글로벌 반도체 장비 기업으로서 입지를 공고히 하는 것이 목표다.
비아트론은 현재 에피텍셜 CVD를 포함해 레이저 어시스트 본더(LAB), 하이브리드 본더 등 차세대 3D 반도체 구조에 필요한 전·후공정 장비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다. 회사는 게이트올어라운드(Gate-All-Around, GAA) 공정과 3D 메모리 분야에서 대량 생산 대응 장비가 아직 확립되지 않은 점을 성장 기회로 보고 있다.
김 대표는 "향후 3D D램과 GAA 공정 등 차세대 기술에서는 기존 장비로는 대응할 수 없는 생산성 요구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우리는 이런 요구에 맞는 장비를 개발 중이며 시장이 진정한 대량 생산 3D 에피택시를 필요로 할 때 비아트론은 준비가 되어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러면서 “후공정의 경우 미래 3D 소자 아키텍처는 하이브리드 본딩 솔루션과 같은 보완적인 후공정 혁신을 필연적으로 필요로 할 것”이라며 “당사는 국내 주요 대기업들과 긴밀한 협력 관계를 통해 하이브리드 및 레이저 어시스트 본더를 개발하고 있으며, 국내에서 탄탄한 성과를 확보한 후 해외 시장으로 확장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반도체 장비 경쟁력의 또 다른 축은 인공지능(AI) 기반 제어 기술이다. 비아트론은 수백 개의 히터가 필요한 열처리 장비를 최적화하기 위해 딥러닝 알고리즘을 적용해 공정 편차를 줄였으며, 일부 장비는 이미 양산 라인에서 운용 중이다.
비아트론이 반도체 장비 사업을 확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기존 디스플레이 공정 장비 경험과 레이저·정밀 패터닝 기술 역량이 있었다는 평가가 업계에서 나온다. 단순히 장비를 제작하고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새로운 공정을 설계하고 패널 제조업체와 협력해 생산 효율성을 높인 경험이 반도체 분야에서도 강점으로 작용한다. 회사는 이러한 혁신 중심의 협업 방식을 반도체 장비 개발에 그대로 적용해, 차별화된 기술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비아트론은 디스플레이 장비 사업에서도 안정적인 매출을 유지하고 있다. OLED TFT 열처리와 인라인 RTA 장비 등이 주요 제품으로, 전통적인 캐시카우 역할을 이어가고 있다. 회사는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 등 국내 기업들과 공동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업계에서 탄탄한 평판을 쌓았다. 이후 AUO, BOE, 티엔마(Tianma), 차이나스타(CSOT) 등 중화권 주요 디스플레이 제조사들도 고객사로 확보하며 글로벌 디스플레이 장비 생태계에 안착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