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김예지 기자]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이 호주 흑연 개발 기업 그래피넥스(Graphinex)와 연이어 회동하며, 핵심 광물인 고순도 천연 흑연 확보를 위한 전략적 협력 관계를 다지고 있다. 이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발효 이후 중국 의존도가 높은 배터리 핵심 소재 공급망을 다각화하려는 국내 배터리 업계의 움직임이 한층 구체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20일 그래피넥스에 따르면 알트 말론(Art Malone)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그래피넥스 대표단은 LG에너지솔루션 대전기술연구원과 SK 대덕연구단지에서 각각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관계자들과 만나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했다. 논의의 핵심은 고순도 천연 흑연의 수요 전망과 더불어, 그래피넥스가 개발 중인 '에스메랄다 흑연 프로젝트(Esmeralda Graphite Project)'를 통해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소재 공급망을 구축하는 방안이었다.
흑연은 배터리 핵심 소재로, 현재 전 세계 생산량의 대부분을 중국이 점유하고 있다. IRA 규정 준수를 위한 공급처 다변화가 국내 배터리 제조사들에게는 최우선 과제이다. 천연 흑연 공급을 놓고 호주 기업과 국내 기업의 협력은 IRA의 해외우려단체(FEOC) 관련 조항에 대응하는 효과적인 전략으로 풀이된다.
그래피넥스 측은 "한국의 가장 영향력 있는 배터리 및 소재 리더들과 생산적인 만남을 가졌다"며 "에스메랄다 프로젝트를 진전시키고 아시아, 북미, 유럽 전역의 주요 제조사들과 관계를 확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이번 협의를 발판 삼아 구체적인 공급 계약 체결로 이어질 가능성을 내비친 것이다.
한편, 그래피넥스는 이번 방한 기간 중 포스코인터내셔널과 포스코퓨처엠 대표단과도 회동을 갖고 퀸즐랜드에서 생산될 흑연 확보를 위한 포괄적인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알트 말론 CEO는 포스코센터에서 양사 관계자들과 만나 에스메랄다 흑연 프로젝트의 진행 상황과 공급 가능성을 검토했다. 포스코그룹은 이미 탄자니아의 블랙록마이닝, 모잠비크의 시라 리소스 등 유망 공급사 투자를 통해 탈(脫)중국 흑연 공급망 다변화에 앞장서고 있으며, 이번 그래피넥스와의 협력 논의는 이러한 전략을 더욱 강화하는 행보로 풀이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