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진유진 기자] 롯데쇼핑이 캐나다수출개발공사(EDC)로부터 2억 캐나다 달러(약 2100억원) 대규모 자금을 확보하며 북미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 EDC가 한국 기업과 체결한 최초의 대출 거래로, 롯데쇼핑의 글로벌 사업 확장에 '실탄'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한국·캐나다·일본을 잇는 삼각 금융 협력 구조가 롯데 유통군의 해외 사업 확대 전략에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EDC는 지난 18일(현지시간) 롯데쇼핑에 2억 달러 규모 대출을 제공한다고 발표했다. EDC가 한국 기업에 집행한 첫 대출이자, 양측이 지난 9월 체결한 MLP 프로그램에 따른 첫 실행 사례다. MLP는 EDC가 향후 3년간 최대 5억 달러(약 7305억원) 규모 금융 지원을 제공하는 협력 구조다. 이번 2억 달러 대출로 이 프레임워크가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이번 거래에는 일본 미쓰이스미토모은행(SMBC)이 참여해 1억5000만 달러 규모 EDC 보증을 제공하고, 별도로 5000만 달러의 직접 대출도 지원했다.
앞서 롯데쇼핑이 지난 4일 SMBC와 맺은 대규모 자금 조달 계약 역시 EDC 보증 기반으로 추진된 바 있다. 당시 조달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일각에서는 최대 5억 달러 범위 내에서 추가 조달이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번 EDC 대출이 향후 후속 조달의 마중물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확보된 자금은 백화점·마트·슈퍼·전자상거래 등 롯데쇼핑 전 사업군 자본 지출 확대와 글로벌 유통 인프라 고도화에 투입될 예정이다. 특히 북미·일본 등 해외 시장에서 PB(자체 브랜드) 상품 수출 확대, 현지 유통업체와의 공급망 협력 강화 등 해외 실적 기반 확장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캐나다 기업의 한국 시장 진출을 돕는 역할도 확대해 양방향 유통 플랫폼으로서 존재감을 키운다는 전략이다.
EDC는 이번 지원을 위해 처음으로 원화 표시 대출 방식을 도입했다. 현지 통화 기반 자금 조달을 통해 한국 기업의 외환 리스크를 줄이고,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장기 금융 협력 기반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지난 2023년 10월 한국에 대표사무소를 연 이후 EDC의 국내 금융 지원 규모가 빠르게 늘어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앨리슨 낸키벨 EDC 사장은 "이번 첫 거래는 양국 간 금융 협력의 새로운 장을 여는 사례"라며 "캐나다 기업의 한국·아세안 시장 진출을 촉진하는 데에도 긍정적 효과를 낼 것"이라고 전했다.
김상현 롯데그룹 유통군 총괄대표 겸 롯데쇼핑 대표이사 부회장은 "글로벌 네트워크 기반의 금융 다각화 전략이 본격적인 성과를 내기 시작한 단계"라며 "한국·캐나다·일본을 잇는 협력 모델을 통해 북미 사업 확장과 글로벌 프로젝트 추진에 속도를 높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업계는 이번 자금 조달이 단순 유동성 확보 차원을 넘어 롯데가 글로벌 사업을 본격적으로 키우기 위한 출발점으로 보고 있다. 북미 시장에서 브랜드 확장과 PB 수출 확대, 캐나다 기업과의 공동 프로젝트 등이 가시화될 경우 롯데그룹의 해외 유통 전략 전반이 한 단계 도약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롯데쇼핑은 베트남·인도네시아·캐나다 등을 포함한 글로벌 프로젝트를 통해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후속 기회도 지속적으로 모색할 방침이다.
한편 EDC는 캐나다 연방정부가 전액 출자해 지난 1944년에 설립한 공적 수출신용기관이다. 캐나다 기업의 수출을 촉진하기 위해 수출보험, 보증, 투자 등을 제공하며, 친환경 전략·디지털 전환 등 사업에 대한 금융 지원도 수행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