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홍성환 기자] 월가에서 '헤지펀드 전설'로 불리는 댄 롭이 SK하이닉스와 SK스퀘어에 투자했다. SK하이닉스가 AI 반도체 핵심 부품인 고대역폭 메모리(HBM)의 기술적 우위를 앞세워 시장 주도권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7일 투자전문매체 시킹알파에 따르면 댄 롭이 설립한 헤지펀드 서드포인트는 투자자 서한에서 "3분기 SK하이닉스와 지주사인 SK스퀘어에 투자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투자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다.
서드포인트는 "SK하이닉스는 삼성전자, 마이크론과 함께 D램 분야에서 글로벌 과점 기업"이라며 "D램의 순환적 시장은 역사적인 수요와 가격 변동성을 보였지만 현재는 탈상품화 초기 단계에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AI 워크로드는 HBM 시장의 상당한 성장을 견인해 왔으며, SK하이닉스는 이 분야에서 50% 이상의 시잠 점유율로 글로벌 선두를 달리고 있다"면서 "기존 상용 DDRx D램과 달리 HBM은 차별화 요소와 설계 주기 지속성이 더욱 뛰어나며, 이는 전체 사이클 수익을 향상시키고 업계의 수익성 변동을 완화시킬 것"고 설명했다.
또 "2년 전 AI 구축이 시작된 이후 HBM의 비트(Bit) 기준 용량은 그래픽처리장치(GPU)를 크게 앞서고 있다"며 "오늘날 AI 컴퓨팅, 특히 추론은 여전히 메모리 제약을 받고 있으며 HBM 규모는 당분간 AI 확장형 처리장치(XPU)를 능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향후 GPU 및 주문형 반도체(ASIC) 설계를 고려할 때 더 많은 HBM을 탑재하기 위해 더 큰 프로세서가 개발될 것"으로 예상했다.
서드포인트는 "HBM은 복잡성으로 기존 DDRx D램 대비 가격이 4~5배 높다"며 "HBM은 2024년 업계 비트 용량의 약 5%에 불과하지만, D랩 업계 매출의 20%를 차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시장 선두 기업인 SK하이닉스는 HBM에 과도하게 노출돼 있다"며 "HBM은 지난해 SK하이닉스 D램 비트 용량의 8%를 차지했지만, D램 매출에서는 거의 30%의 비중을 보였다"고 적었다.
이어 "SK하이닉스의 HBM 비중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올해 2분기 기준 D램 비트 용량은 14%, 매출은 40% 이상을 차지했다"며 "올해 HBM3e에서 내년 HBM4로 전환함에 따라 HBM의 복잡성은 계속 증가하고 있으며, 이는 기존 제품 가격의 하락을 상쇄하는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봤다.
삼성전자의 HBM 사업 재진출에 대해서는 "HBM 복잡성 증가가 SK하이닉스의 경쟁사 대비 우위를 더욱 확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드포인트는 "SK하이닉스는 기술적 우위를 점하고 있음에도 주가수익비율(PER)이 7배에 불과한데, 이는 경쟁사인 마이크론과 삼성전자의 10~12배에 비해 낮은 수준이며 장부가치 또한 비슷한 수준으로 저평가돼 있다"고 분석했다.
끝으로 "SK하이닉스의 지분 20%를 보유한 지주사 SK스퀘어를 매수하면서 투자자는 SK하이닉스를 60% 할인된 가격으로 매수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며 "SK스퀘어 순자산가치(NAV)의 90%는 SK하이닉스 관련 주식과 현금으로 구성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SK스퀘어 경영진은 NAV 할인을 해소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으며, 비핵심 자산을 매각하고 자사주를 매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서드포인트는 올해 3분기 해외 펀드에서 3.2%의 수익률을 거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