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정예린 기자] 대한전선이 사우디아라비아의 공공·민간 합작 에너지 연구기관 '사우디 GCC(Gulf Cooperation Council·걸프협력이사회) 랩(LAB)'과 손잡고 전력 케이블 분야 기술 협력과 인력 양성에 나선다. 제품 신뢰성과 기술 인증 체계를 강화, 중동 지역 주요 프로젝트 수주 경쟁력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19일 대한전선에 따르면 회사는 최근 GCC 랩과 전략적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양측은 전력 케이블 분야 기술인력의 교육과 자격 인증 프로그램을 현지에 맞게 공동 개발하고 운영한다.
구체적으로 △케이블 기술자 인증 △케이블 단말 기술자 인증 △케이블 결함 탐지·진단 교육 등 핵심 프로그램을 현지화할 계획이다. 이외의 추가 인증 과정도 GCC 랩 공인 체계 아래 추진될 예정이다.
GCC 랩은 사우디 국영석유회사 아람코(Aramco)의 자회사로, 사우디 국부펀드(PIF)와 사우디 전력공사(SEC) 등의 출자를 통해 설립된 연구기업이다. 2015년 사우디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담맘(Dammam)에 조성된 17만㎡ 규모의 에너지 연구단지를 운영 중이며, 세계 최대 수준의 에너지 기술 검증 허브로 평가받는다. 이곳에서는 송전 및 배전 기자재에 대한 성능 시험, 인증, 기술 컨설팅 등이 이뤄지고 있다.
GCC 랩과의 파트너십은 대한전선이 사우디아라비아를 포함한 중동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는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중동 지역은 고온·사막 등 극한 환경에서 안정적인 전력망을 유지하기 위한 고품질 케이블 수요가 높아 현지 시험 인증 체계를 기반으로 한 대한전선의 기술력 입증이 시장 점유율 확대의 핵심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대한전선은 중동 지역에서 법인과 생산 거점을 활용한 현지화 전략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를 중심으로 현지 생산과 사업 기반을 확립하며 시장 맞춤형 기술과 서비스 제공을 확대하는 모습이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지난 2022년 사우디 송배전 전문 설계·조달·시공(EPC) 기업 '모하메드 알-오자이미 그룹'과 투자 MOU를 체결하고 합작법인 '사우디대한 케이블 & 솔루션'을 설립했다. 당시 양사는 현지 수도 리야드 첨단산업단지 내 약 7만㎡ 규모의 부지를 확보해 초고압 케이블 전용 공장을 건설할 계획을 발표했으나, 투자 방식을 재검토하며 추진 일정과 전략을 조정하고 있다.
쿠웨이트에서는 작년 광통신 케이블 공장을 준공하고 본격적인 생산을 시작했다. 신공장은 쿠웨이트시티 남동쪽 미나 압둘라 산업단지 내 5000㎡ 부지에 위치하며, 현지 건설·무역사인 랭크와 공동 투자로 설립됐다. 당진 공장과 동일한 생산 설비와 시험 장비를 갖춰 현지 수요를 충족하고, 안정적인 공급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