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정등용 기자] 롯데그룹이 베트남 투티엠 신도시 사업에서 철수하면서 다른 현지 건설사들의 비슷한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롯데그룹과 마찬가지로 사업 절차 지연에 따른 토지 사용료 인상이 주 요인으로 꼽힌다.
26일 베트남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투티엠 신도시에 전망대 복합단지를 건설하려던 임페리얼 시티 합작투자회사는 최근 호치민시 인민위원회에 추가적인 토지 사용료 납부에 대한 반대 의견서를 제출했다. 공산주의 국가에서 인허가권을 가진 시 당국을 상대로 건설사가 반대의견을 내는 건 이례적인 일이다.
이 회사는 당초 프로젝트 추진을 위해 지난 2017년까지 3조6000억 동(약 2000억원)의 토지 사용료를 이미 납부했다. 호치민시가 "추가적인 부담이 더 이상 없다"고 했지만 사업 절차가 지연되면서 8조8000억 동(약 4700억원)의 토지 사용료가 부과됐다.
임페리얼 시티 합작투자회사는 “추가적인 토지 사용료 납부에 동의할 수 없다”면서 “이는 기업과 정부에 불필요한 낭비를 초래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베트남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 ‘노바랜드’도 불어난 토지 사용료로 인해 13개 프로젝트 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회사의 한 프로젝트의 경우 원래 6890억 동(약 370억원)의 토지 사용료를 지불할 예정이었지만, 토지 평가 절차가 지연되면서 3700억 동(약 200억원)을 추가로 납부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까오 민 히에우 노바랜드 부회장은 “대규모 투자가 이뤄진 프로젝트의 경우 하나만 중단되도 연쇄 파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앞서 롯데그룹은 지난 2017년 2200억원을 투자해 투티엠 신도시 사업을 추진한 바 있다. 하지만 토지 사용료 결정 절차가 지연되면서 토지 사용료가 기존 1000억원대에서 1조원 수준까지 10배나 올랐다. 결국 지난 달 20일 사업 중단을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