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김예지 기자] 삼성전자가 프랑스의 분산형 의료 데이터 플랫폼 기업 갈레온(Galeon)과 손잡고 의료 인공지능(AI) 기술 고도화에 나섰다. 초음파 진단 장비에 AI를 접목해 진단 정밀도를 높이고, 블록체인 기반 보안 기술을 적용해 병원 간 의료 데이터 연동성과 활용성을 강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25일 갈레온에 따르면 삼성전자 프랑스 의료기기 법인 삼성 헬스케어 프랑스(Samsung Healthcare France)는 자사 초음파 장비와 갈레온의 전자의무기록(DPI) 시스템을 직접 연동하는 프로젝트를 본격화했다. 기존에는 진단 장비와 환자 기록 시스템 간 데이터 연동이 원활하지 않았지만, 이번 협력을 통해 병원 내 의료 정보의 흐름을 하나의 플랫폼으로 통합하게 된다.

이번 연동에는 갈레온의 인프라가 활용된다. 갈레온은 현재 프랑스 루앙, 캉, 툴롱 등 18개 대학병원에서 DPI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이들 병원에서 삼성 초음파 장비가 수집한 영상 및 생체 데이터는 별도 작업 없이 갈레온 시스템에 자동 저장된다. 각 장비별 커넥터도 무상 제공돼 기존 병원 시스템과의 적용 장벽도 낮춘다.

특히 산부인과나 내과처럼 진단의 연속성과 정밀성이 중요한 분야에서 효과를 발휘할 전망이다. 기존의 종이 기반 기록이나 외부 저장장치 의존을 탈피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실질적인 의료 품질 향상이 기대된다. 의료진은 과거 검사 결과와 영상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비교할 수 있어, 후속 진료의 정확성과 속도 모두 개선된다.

AI 기술 접목도 병행된다. 갈레온은 수집된 익명 의료 테이터를 기반으로 블록체인 상에서 AI 알고리즘을 훈련시키는 방식을 도입했다. 데이터는 병원 내에 머무르며, 알고리즘만 온체인에서 작동해 보안성과 투명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구조다. 이를 기반으로 △진료비 자동 청구 △상담 내용 요약 △음성 기반 기록 등 의료 행정 지원용 AI 기능이 개발되고 있다.

나아가 양사는 협력을 병원 운영 전반의 디지털 전환으로 확대한다. 의료진은 삼성 스마트폰을 통해 DPI에 접속해 환자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음성으로 진료 기록을 입력할 수 있다. 병원 관리자들은 삼성의 고화질 디스플레이 '더 월(The Wall)'을 통해 병상 가동률, 대기 시간 등의 지표를 대시보드 형태로 시각화할 수 있다.

웨어러블 기기와의 연동도 추진 중이다. 삼성 헬스 생태계에서 수집된 스마트워치, 피트니스 트래커 등의 생체 데이터가 게일론 DPI에 연동되면, 병원 외부에서의 건강 상태까지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가능해진다. 이를 통해 당뇨병, 심장질환, 수면무호흡 등 주요 질환의 조기 진단과 예방에 기여할 수 있다는 평가다.

한편 삼성은 자회사인 삼성메디슨을 중심으로 의료기기 분야에서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초음파 진단기기 부문에 집중하며 영상의학과용 진단기기 'R20' 등 신제품을 꾸준히 출시하고 있다. 또한 고도화된 AI 진단 보조 기능들을 장비에 탑재해 글로벌 선두 기업들을 추격하는 '초격차' 전략을 구사 중이다. 지난 7월에는 젤스(Xealth) 인수를 통해 웨어러블 기기 중심의 삼성 헬스 생태계를 병원 및 임상 의학 영역과 연결하는 커넥티드 케어(Connected Care) 플랫폼 구축을 가속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