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김은비 기자] 포르쉐가 차고 바닥 패드 위에 차량을 세우기만 하면 자동으로 충전되는 ‘무선 충전(Inductive Charging)’ 기술을 차세대 플래그십 전기 SUV ‘카이엔 일렉트릭’에 적용한다. 최대 90% 효율을 내세우며 내년 유럽 시장부터 순차 도입에 나선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포르쉐는 카이엔 일렉트릭에 무선 충전 시스템을 옵션으로 탑재한다. 차량 하부에 수신 코일을 넣고, 차고 바닥에는 송신 코일을 설치해 교류 전류로 자기장을 발생시키는 방식이다. 차량은 패드를 인식하면 차체를 자동으로 낮춰 충전 효율을 끌어올리고, 카메라와 마커를 통해 운전자가 쉽게 정렬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충전 성능은 최대 11kW, 효율은 90%에 달한다. 유선 월박스와 맞먹는 수준이다.
이번 무선 충전 시스템은 안전성 검증도 마쳤다. 유럽연합(EU) 시장 진입에 필요한 ‘CE 인증’과 미국 안전 규격인 ‘UL 인증’을 획득했으며, 독일 기술검사협회(TÜV)의 시험까지 통과했다. 업계에서 가장 까다로운 글로벌 인증을 확보한 만큼 신뢰성이 입증됐다는 평가다.
포르쉐는 이번 시스템을 통해 기존 유선 충전의 번거로움을 줄이고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제공한다는 전략이다. 내려서 주차만 하면 충전이 완료되는 시스템으로, 특히 케이블 관리가 까다로운 고급 주택이나 오피스 카포트에서 수요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시도가 무선 충전의 상용화 출발점이 될 것으로 본다. 프리미엄 시장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될 가능성이 크며, 설치 시공과 애프터마켓 수익 모델도 함께 형성될 것이란 관측이다. 다만 실제 사용에서 효율과 편의성이 얼마나 안정적으로 확보되는지가 관건이다.
포르쉐는 오는 9~14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에서 열리는 ‘IAA 모빌리티쇼’에서 해당 시스템을 공개 시연한 뒤 내년 공식 출시, 향후 유럽을 시작으로 글로벌 시장 확대에 나선다.
업계 관계자는 “무선 충전은 단순한 편의 기능을 넘어 전기차 보급 속도를 높일 수 있는 기술”이라며 “포르쉐가 시장에 첫 신호탄을 쏜 만큼 다른 완성차 업체들도 도입을 서두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