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정예린 기자] 인도 안드라프라데시 주 티루파티 지역의 특별경제구역(SEZ) 스리시티가 '쿨링 시티'로 불리며 인도의 에어컨 제조 허브로 급부상하고 있다. LG전자가 대규모 신규 생산기지를 구축하면서 스리시티의 위상은 물론 인도 내 가전 산업 경쟁력도 크게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24일 현지 매체 '타임스오브인디아'에 따르면 스리시티에는 현재 7곳의 에어컨 제조업체와 17곳의 부품 공급업체가 입주해 있다. 기존 생산능력 확대와 신규 투자까지 더해지면 전체 내수 생산의 60%, 수출의 80%가 스리시티에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라빈드라 산나레디 스리시티 설립자 겸 대표이사는 "LG전자, 다이킨을 포함해 20곳 이상의 부품업체들이 이곳에 둥지를 트면서 인도의 에어컨 미래가 스리시티에서 만들어지고 있다"며 "중앙정부의 생산연계인센티브(PLI) 제도와 주정부의 산업 정책을 기반으로 세계 최대 에어컨 제조 허브로 도약할 수 있는 HVAC 통합 생태계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LG전자는 지난 6월 스리시티에 세 번째 인도 생산기지를 착공했다. 노이다, 푸네에 이어 세 번째 공장인 스리시티 가전공장은 내년 말 에어컨 초도 생산을 시작하고, 2029년까지 세탁기·냉장고·에어컨 압축기 등 주요 라인을 단계적으로 가동한다. 단순 조립을 넘어 핵심 부품과 다양한 제품군까지 생산 범위를 확대함으로써 스리시티의 제조 생태계 중심축 역할을 강화할 것으로 평가된다.
스리시티는 이미 다이킨을 비롯한 글로벌 기업들의 생산 거점으로 자리 잡았지만, 업계는 LG전자의 합류를 단순한 플레이어 추가가 아닌 ‘무게중심의 이동’으로 보고 있다. 대규모 투자와 기술력이 결합되면서 부품업체 유입을 가속화하고, 글로벌 밸류체인에서 스리시티의 위상을 끌어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변화는 다른 글로벌 기업들의 추가 투자를 촉발해 스리시티의 에어컨 제조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는 효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이킨은 대만 리치(Reichi)와의 합작을 통해 에어컨 압축기를 생산, 자사 내부뿐 아니라 타사에도 공급할 예정이다. 팩(Pack) 역시 조리기구에 이어 냉장고와 세탁기 생산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의 캐리어(Carrier)도 안드라프라데시 투자에 관심을 표명하며 나라 로케시 IT·HRD 장관과 논의를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