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정예린 기자] 현대자동차의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 모델이 필리핀 정부로부터 하이브리드 전기차(HEV)로 공식 인증을 받았다. 현지 친환경차에 적용되는 각종 세제 혜택 대상에 오르면서, 현대차의 필리핀 및 동남아시아 전동화 전략에 한층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27일 필리핀 자동차 전문지 '오토인더스트리야(Autoindustriya)'에 따르면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는 최근 필리핀 에너지부(Department of Energy, DOE)가 고시한 2025년형 HEV 승인 리스트에 포함됐다. 해당 모델은 현지 정부로부터 친환경차로 인정받아 차량 등록세 감면, 통행료 할인 등 다양한 인센티브 적용 대상이 된다.
이번 인증을 통해 현대차는 기존 △산타페 하이브리드 △투싼 하이브리드 △아이오닉 HEV 등 중·소형 HEV 중심이던 라인업을 대형 SUV 세그먼트까지 확장하게 됐다. 정부 인증을 바탕으로 한 인센티브 적용은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의 현지 시장 경쟁력 제고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이를 계기로 다양한 소비자 수요에 맞춘 전동화 제품군을 기반으로 필리핀 시장 공략을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는 올 초 국내 출시된 현대차의 플래그십 SUV다. 현대차그룹에서 출시한 차량 중 최초로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이라 불리는 '2.5리터 터보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탑재해 엔진 출력 258마력, 시스템 합산 출력 334마력을 발휘한다. 시간당 1.65kW(킬로와트)급 배터리를 갖춘 이 차량은 동급 대비 연비 효율성과 주행 성능을 모두 갖춘 것이 특징이다. 필리핀에서는 2WD 자동변속기 사양으로 인증을 받았다.
필리핀 내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의 정식 출시 일정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현대차 필리핀법인(HMPH)과 현지 딜러망은 "곧 출시될 가능성이 높다"며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으나, 구체적인 판매 시기나 사양에 관한 공식 발표는 없는 상태다.
필리핀 친환경차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켄리서치(Ken Research)는 필리핀 경량 전기차 시장이 2022년부터 2027년까지 연평균 20.4%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필리핀자동차산업협회(CAMPI)에 따르면 2024년 1월 등록된 전기차 가운데 HEV가 1445대를 기록해 전체의 90% 이상을 차지했다. 같은 기간 배터리 전기차(BEV)는 146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는 9대에 불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