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인도공장 임단협 난항…“노사보다 노노갈등"

HMIEU, "과반은 우리"…첸나이법원 소송 제기
인도공장 파업 '우려’…생산성 차질, 비용 부담

[더구루=김은비 기자] 현대자동차 인도법인의 임금·단체협약(임단협) 교섭이 노사(勞使)가 아닌 노노(勞勞) 갈등으로 난항을 겪고 있다. 현지 복수노조 간 대표·정당성 다툼이 격화하면서 임단협 타결에 제동이 걸린 상황이다.

 

24일 인도 첸나이 고등법원과 업계에 따르면 복수노조 중 하나인 '현대차인도공장노조(HMIEU))가 교섭 대표 지위를 요구하고 소송을 제기했다. 사측이 기존 교섭단체인 '현대차통합노조(UUHE)와만 협상에 나선 데 대해 문제를 제기한 것. HMIEU는 인도 내 대표적인 좌파 성향 노동단체인 전국노조연맹(CITU) 소속이다.

 

HMIEU는 이와 함께 사측에 △비밀투표 실시 △양 노조 공동 교섭을 요구하고 있다. 실제로 HMIEU는 지난해 12월 비밀투표를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으며 첸나이법원에 비밀투표 실시를 촉구하는 소송도 제기했다. HMIEU는 “조합원 2420명 중 1356명의 서명을 확보해 과반을 넘겼다”며 “사측이 응하지 않으면 파업 등 실력행사에 돌입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반면 현대차 인도법인은 기존 협상 구조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현대차 측은 올해 임단협도 산업 표준 절차에 따라 UUHE와 진행 중이며, HMIEU 주장에 대해서는 법원 판단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법원 판결이 지연될 경우 HMIEU는 압박 수위를 높이기 위해 부분 파업, 천막 농성 등 단계적 투쟁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인도법인 내에는 2개의 노조가 존재한다. 현대차 인도법인은 3년마다 임단협을 진행하고 있는데, 2007년 결성된 HMIEU는 아직 공식 교섭대표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2018년과 2022년 협상 당시에도 현대차는 UUHE와 협상을 진행, 이 과정에서 불만이 누적되며 갈등이 심화됐다.

 

현지에서 이번 사태를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다. 지난해 12월 같은 CITU 계열 노조가 주도한 삼성전자 첸나이 공장 파업이 50일 넘게 이어졌던 전례가 있어서다. 노조 리스크가 생산차질은 물론 추가 비용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특히 복수노조 체제에서 대표성 논란이 계속될 경우 교섭 창구가 불투명해지고 협상 자체가 표류할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HMIEU는 비밀투표를 고리로 법적·현장 투쟁을 병행하고 있으며 사측은 법적 대표성을 앞세워 방어에 나선 상황이다. 교섭 파트너 지위가 쟁점으로 떠오르면서, 정작 임금과 근로조건 협상은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노노 갈등이 심화될수록 생산차질 리스크가 커지고, 협상 지연에 따른 특근·인센티브 등 추가 비용 부담도 불가피하다”며 “현대차가 조속히 사태를 봉합하지 못하면 7월 이후 '신·구 임단협' 공백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테크열전

더보기




더구루인사이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