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정예린 기자] 삼성전자가 베트남 호찌민시로부터 약 3년간 지연됐던 수백억원 규모의 세금을 전액 환급받았다. 현금 유동성 확보와 함께 베트남 내 생산기지 운영 안정성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23일 베트남 일간지 '뚜오이쩨(Tuoi Tre)'에 따르면 김년호 베트남 코참(한국상공회의소)연합회 회장은 최근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삼성전자 호찌민 가전복합단지(SEHC)가 부가가치세(VAT) 환급금 약 5820억 동(약 305억원)을 전액 돌려받았다"고 밝혔다.
환급 대상 기간은 지난 2021년 6월부터 2024년 9월까지다. 삼성전자는 이 기간 중 수출가공업체(EPE)로 전환되며 발생한 세금 환급금을 수차례 요청해왔지만, 명확한 처리 시한을 받지 못한 채 답보 상태에 놓여 있었다.
오랜 기간 지연됐던 환급 문제는 지난 3월 호찌민시와 삼성 간 고위급 대화를 계기로 베트남 재무부가 직접 개입하면서 일단락됐다. 권춘기 SEHC 법인장은 호찌민시가 주최한 한국 기업 간담회에서 환급 문제를 제기하며 "지난 3년간 총 5820억 동 규모의 부가가치세가 환급되지 않아 사업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조속한 조치를 호소했었다. <본보 2025년 3월26일 참고 삼성전자 '330억원' 베트남 세금 환급 재요구…호찌민市 "철저 이행” 약속>
호찌민시 인민위원회가 삼성전자의 청원을 재무부로 상신했고, 베트남 재무부는 3월 28일까지 관련 서류를 제출하면 5영업일 내 환급을 처리하겠다고 약속했다. 삼성전자는 기한 내 제출을 완료, 최근 전액 환급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환급은 삼성전자에 3년 가까이 지속된 재무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계기가 됐다. 장기간 묶여 있던 자금이 풀리면서 현지 생산법인의 운영 안정성이 회복되면서다. 자금 계획과 비용 집행의 예측 가능성이 높아지며 향후 사업 추진에도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베트남에 호찌민 가전복합단지를 비롯해 박닌 생산법인(SEV), 타이응우옌 생산법인(SEVT), 삼성디스플레이 베트남법인(SDV) 등 총 4개의 법인을 두고 있다. 1995년 호찌민에서 TV 생산을 시작한 후 스마트폰과 디스플레이, 네트워크 장비 등으로 생산 품목을 늘려왔다. 특히 스마트폰은 전체 생산량의 절반 수준인 연간 1억5000만 대 가량을 베트남 생산기지에서 제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