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노션·제일기획, 농심·삼양 글로벌 볶음면 '용병 전쟁'

'볶음면 전쟁' 개막…광고계 양대 산맥의 자존심 대결
불닭 잘 아는 제일기획, '지피지기' 전략 승부수 전망
이노션, Z세대 겨냥한 불닭소스 광고로 선공 나서

[더구루=김명은 기자] 국내 광고업계 양대산맥인 제일기획과 이노션이 K-라면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은 글로벌 볶음면 시장에서 '광고 대전(大戰)'을 벌인다.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 광고를 맡아왔던 제일기획이 농심과 손잡고, '신라면 툼바'의 글로벌 캠페인에 나서기로 하면서 상황이 더욱 흥미진진해졌다.

 

'신라면'과 '불닭볶음면'이 K-라면의 대표주자가 된 가운데 불닭의 매운맛과 마케팅 전략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아는 제일기획이 아이러니하게도 신라면의 매운맛 볶음면 브랜드 광고를 맡게 되면서 자존심을 건 승부를 벌이게 됐다. 제일기획은 농심을 위해 '지피지기(知彼知己)' 전략을, 이에 맞서는 이노션은 삼양식품 불닭의 아성을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한 물러설 수 없는 일전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16일 라면·광고 업계에 따르면 농심은 최근 제일기획과 100억원 규모의 '신라면 툼바' 글로벌 광고 계약을 맺었다. '신라면 툼바'는 농심이 글로벌 전략 제품으로 육성 중인 브랜드다. 제일기획은 글로벌 디지털 캠페인, 소셜미디어(SNS) 챌린지, 리브랜딩 작업 등을 통해 '신라면 툼바'를 농심의 구원투수로 만드는 데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일기획은 과거 삼양식품과 함께 '스플래시 불닭' 글로벌 캠페인, 미국 소녀 불닭볶음면 전달 이벤트 등을 성공적으로 이끈 바 있다. 이 같은 경험을 살려 앞으로 농심의 글로벌 사업에 큰 전환점이 될 만한 다양한 광고를 선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맞서는 이노션은 삼양식품의 신제품 '불닭소스'를 앞세워 반격에 나섰다. 이노션이 최근 제작한 글로벌 광고 '라이드 더 불닭 하이(Ride the Buldak High)'는 주요 소비층인 Z세대(1990년대 중후반~2000년대 초반 출생)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밈(meme·인터넷 유행 콘텐츠)적 요소와 세로형 포맷을 선보인 해당 광고가 공개된 후 불닭닷컴 유입이 늘고, SNS 팔로워 수가 급증하는 등 긍정적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미국 코첼라 페스티벌에 부스를 설치하고, 증강현실(AR) 필터 게임을 제작하는 등 브랜드 체험을 극대화한 전략이 눈에 띈다. 


광고 제작에 참여한 김기영 이노션 전무는 "불닭 하이라는 통합된 콘셉트를 중심으로 전방위적인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을 이끌어 내 불닭의 새로운 변화를 대대적으로 알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라면업계 관계자는 "농심과 삼양식품이라는 K-라면 라이벌 기업의 글로벌 마케팅을 제일기획과 이노션이 맡게 되면서 보기 드물게 대형 맞대결 구도가 형성됐다"면서 "농심과 삼양식품의 '용병 전쟁'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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