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김은비 기자] 현대자동차·기아가 지난달 미국 시장에서 관세 여파로 성장폭이 다소 주춤했다. 현대차는 지난달 전년 동월 대비 8% 증가했다. 특히 미국 시장 진출 39년 만에 누적 판매 1700만대를 돌파하는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기아의 경우 지난달 성장률은 전년 대비 5% 증가하며 8개월 연속 성장세를 이어갔다.
4일 현대차·기아에 따르면 현대차 미국법인(HMA)은 지난달 미국에서 전월 동기 대비 8% 증가한 8만4521대를 판매했다. 올 들어 5월까지 누적 판매량은 36만9578대로, 전년 대비 11% 성장했다. 현대차는 지난 1986년 미국 시장에 처음 진출한 이래 39년 만에 누적 판매 1700만대를 돌파했다.
기아 미국법인 기아 아메리카(Kia America)는 지난달 전년 동월 대비 5% 증가한 7만9007대를 판매했다. 지난해 10월 이후 8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다만 양사의 전년 대비 월간 성장률은 지난 4월보다 둔화됐다. 지난 4월에는 현대차가 19%, 기아가 14%의 전년 대비 성장률을 기록한 바 있다.
차종으로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판매 호조가 두드러졌다. 현대차는 △베뉴(전년 대비 74% 증가) △투싼(+15%) △팰리세이드(+10%) 등이, 기아는 △카니발(+68%) △텔루라이드(+12%) △스포티지(+10%) 등이 판매 성장을 이끌었다. 기아의 경우 지난해 새롭게 투입한 카니발 하이브리드 모델이 전년 대비 68% 급증했다.
현대차·기아는 SUV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미국 시장의 특성을 반영, 하이브리드 SUV 신모델을 적극 투입하며 판매 확대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오는 3분기 하이브리드 옵션이 적용된 2026년형 팰리세이드와 텔루라이드, 스포티지 등 신규 모델을 출시할 예정이다.
특히 조지아 메타공장과 미국 내 조립 생산 체계를 기반으로 현지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이를 통해 관세 부담을 줄이는 한편 영업이익을 높이며 미국 시장 내 입지를 더욱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통 내연기관과 하이브리드, 전기차를 모두 아우르는 파워트레인 다양성이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며 “현대차·기아는 미국 전기차 보조금 정책과 현지 생산 요건에 적극 대응해 경쟁사 대비 빠른 적응력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