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정예린 기자] 삼성전자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냉난방공조(HVAC) 산업 대표 행사에 참가해 중동 시장을 겨냥한 첨단 공조 기술과 사업 전략을 선보였다. 사우디 ‘비전 2030'에 발맞춰 스마트빌딩·에너지 효율 솔루션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현지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15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 7일(현지시간) 리야드에서 열린 '제9회 중동 VRF 컨퍼런스(The 9th Middle East Variable Refrigerant Flow Conference)'의 패널 토론과 전시 부문에 참가했다. 중동 기후에 최적화된 고효율 대용량 시스템 에어컨(VRF)을 소개하고 자사의 HVAC 기술력과 전략적 방향성을 공유했다.
특히 삼성전자 중동 B2B(기업 간 거래) 사업을 담당하는 야잔 알 지우드(Yazan Al Zyoud) 키 어카운트 매니저가 패널 토론자로 직접 나서, 사우디 내 VRF 시스템의 규제 환경 변화와 지속 가능 목표에 대한 의견을 제시했다. 패널 세션에는 H&H 셰이커, 유로벤트(Eurovent) 등 HVAC 업계를 대표하는 기업과 협회 관계자들이 참여했다. HVAC 시스템의 설계·운영 기준과 정책 수립 방향 등이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알 지우드 매니저는 "중동 VRF 컨퍼런스 패널 세션에 삼성전자를 대표하여 참여하게 되어 자랑스럽다"며 "사우디아라비아의 VRF 시스템 규제 로드맵과 비전 2030의 지속가능성 목표에 대한 협력 방안에 대한 유익한 논의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중동은 연중 대부분이 고온 건조한 기후로, 냉방 수요가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지역 중 하나다. 스마트 시티, 고층 복합건물, 메가 프로젝트가 지속적으로 늘어나면서 에너지 소비를 줄이면서도 효율적인 공조 시스템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이번 행사에 참여한 것은 제품 홍보를 넘어 현지 정부 및 산업계와의 기술적 파트너십을 다지고, 중동 시장에서 브랜드 영향력을 확장하기 위한 전략적 행보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가전, 모바일을 넘어 B2B HVAC 분야에서도 글로벌 입지를 확대하고 있다.
특히 중동 시장은 고부가 공조 시스템의 시험대이자 전략적 요충지로, 삼성전자 단순 판매를 넘어서 프로젝트 파트너로서의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지난 2023년 사우디아라비아 대기업 중 한 곳인 자밀그룹 산하 자밀인더스트리얼의 에어컨 사업 자회사 '자밀 에어 컨디셔너스(Zamil Air Conditioner)'와 HVAC 솔루션에 대한 독점 유통 파트너십을 체결하기도 했다. <본보 2023년 2월 22일 참고 삼성전자, 네옴시티로 큰장 선 사우디 공조솔루션 시장 정조준>
'중동 VRF 컨퍼런스'는 HVACR(난방·환기·공조·냉동) 산업 전문 매체 '클라이메이트 컨트롤 미들 이스트(Climate Control Middle East)'가 매년 주최하는 대표적인 산업 행사다. HVAC 전문 기업, 설계사, 정책 전문가, 학계 인사들이 한자리에 모여 기술 혁신, 규제 변화, 지속 가능 설계 전략을 공유하는 자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올해는 'VRF 기술의 진보: AI와 자율형 빌딩을 적극 수용하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통찰과 혁신'을 주제로 열렸다. 행사에서는 VRF 시스템의 차세대 기술 시연, AI 및 자동화 통합 사례 발표, 사우디 내 최신 규제 동향 등이 공유됐으며, 실시간 기술 데모와 전문가 질의응답 세션도 운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