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오소영 기자] 미국 정부가 반도체 관세에 대한 이해관계자들의 의견 수렴을 완료했다. 다른 품목 대비 공식적으로 접수된 의견 건수가 적어 관세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대만 경제일보와 상업시보 등 외신에 따르면 미 상무부는 지난 7일(현지시간) 수입산 반도체의 관세 부과에 대한 의견 수렴 절차를 마감했다.
미 연방 관보에 게재된 의견은 총 10건이다. 구리나 목재 품목에 대해 조사할 때 접수된 의견이 300건 이상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약소한 숫자다. 반도체 업계도 미국 정부와 물밑 접촉을 활발히 하고 있으나 공식적으로 접수된 의견이 적어 자칫 반대가 크지 않다는 인식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반도체에 대한 관세를 예고했다. 지난달 16일 '무역확장법 232조'에 근거해 수입산 반도체에 대한 조사에 돌입했다. 이후 약 3주 동안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받았다.
예상보다 크지 않은 업계의 반응에 관세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추측이 나온다. 관세가 매겨지면 반도체 기업들의 타격은 만만치 않다. 현지 매체들은 미국 공장을 보유한 TSMC도 안심할 수 없다고 봤다. 아직 주력 생산기지는 대만에 있으며, 대만산 반도체에 고율 관세가 부과된다면 애플과 엔비디아 등 미국 고객사들이 오히려 TSMC와의 협력을 재고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주문을 한국과 일본으로 돌릴 수 있으며, 미국의 관세 정책이 중국 내 칩 생산을 확대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관세에 대응해 TSMC처럼 반도체 기업들이 미국에 투자를 결정할 수 있으나 이는 납기 지연을 불러오고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를 키울 것으로 예상했다. 주력 생산기지를 미국으로 이전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관측이다.
TSMC는 작년 4월부터 미국 애리조나주에서 1공장 가동을 시작했다. 연말까지 월 2만 장을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지난달 2공장을 완공하고 3공장 부지 정지 작업에 돌입했다. 지난 3월에는 관세에 대응해 1000억 달러(약 150조원)를 추가 투자하고 애리조나 공장을 증설하겠다고 밝혔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