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진유진 기자] JP모건이 '지속가능성' 펀드를 통해 세계 최대 석탄 운송업체이자 글로벌 원자재 기업인 글렌코어에 최대 2억5000만 달러(약 3650억원)를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비영리 단체 '탐사보도저널리즘국(TBIJ)'은 지난 1일(현지시간) 보고서를 통해 "JP모건이 지속가능성 펀드를 활용해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석탄 사업을 운영하는 글렌코어에 투자하고 있다"며 "이 펀드가 환경법 위반 의혹을 받는 기업을 지원하는 데 사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행 규정상 지속가능성 펀드는 투자 대상의 51% 이상이 환경적 또는 사회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야 하며, 화력 석탄 사업에서 20% 이상 수익을 얻는 기업에는 투자할 수 없다.
글렌코어는 공식적으로 석탄 수익 비중이 20%를 넘지 않아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펀드 편입이 가능했으나, 실질적으로 석탄 사업이 전체 수익의 절반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지난 2022년 글렌코어의 석탄 부문 매출은 186억 달러(약 27조원)에 달했다.
특히 글렌코어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트위폰테인 탄광을 포함한 3개 광산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들 광산은 지난 2017년부터 환경법 위반 혐의로 조사를 받아왔다. 강 오염, 유해 폐기물 관리 소홀, 하수 시설 미보수 등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면서 지역 환경단체와 정부의 감시를 받고 있다.
기후 싱크탱크 '테아 파이낸스 랩'의 야콥 토마 최고경영자(CEO)는 "일반 투자자들은 ESG 펀드라는 명칭만 보고 이를 지속가능한 투자로 오해할 수 있다"며 "일부 펀드는 유럽연합(EU)의 상업적 관행 관련 법률을 위반할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글렌코어는 "책임감 있는 채굴 관행을 준수하고 있고, 지역사회와의 신뢰 구축을 위해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하고 있다"며 "수처리장 건설 등 환경 보호 조치를 시행 중"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글렌코어는 지난해 주주들의 압박으로 석탄 사업 분리 계획을 철회했다. 이는 ESG 원칙 강화를 추진하는 글로벌 금융기관들의 흐름과 배치되는 행보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