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정예린 기자] 한화가 최근 인수한 싱가포르 해양설비 제조업체 '다이나맥(Dyna-Mac)'에 대한 조직 새판 짜기에 돌입했다. 기업 수장을 교체하고 새로이 이사회에 합류, 다이나맥에 '한화 DNA'를 심는다.
18일 다이나맥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 16일(현지시간) 싱가포르 증권거래소(SGX)에 이사회에서 림아쳉 최고경영자(CEO) 겸 이사회 의장을 해임하는 안건을 의결했다고 공시했다. 앞서 12일에는 권유진 한화에너지 싱가포르법인 회계 담당을 새로운 이사회 멤버로 임명한다는 공고를 냈다.
림 전 CEO의 자리는 김진명 임시 대표가 채운다. 김 대표는 글로벌 비즈니스 운영 부문에서 폭넓은 경력 보유해 한화그룹 내 전략적 이니셔티브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해온 인물로 알려진다. 다이나맥의 장기적인 성장과 혁신을 위한 기반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 추후 새로운 공지가 있을 때까지 임시 대표직을 담당할 예정이다.
림 전 CEO를 해고한 구체적인 배경은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다이나맥을 한화그룹의 전체 운영 체계에 통합하고 회사의 미래 성장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는 것을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해서는 리더십 전환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이나맥측은 "림 전 CEO와 이사회 간에는 그룹이나 재무 보고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점들을 포함한 중요한 사항에 대한 의견 차이는 없었다"면서도 "이사회가 한화오션 SG홀딩스를 대신해 사업을 검토한 결과 그룹의 전략적 방향과 운영을 개선할 수 있는 분야를 파악하기 위해 림 전 CEO의 임명을 종료한다는 전략적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어 "고용 종료시 지금해야 할 금액(퇴직금)은 논의 중이며 적절한 시기에 회사와 림 전 CEO 간에 확정할 것"이라며 "다이내믹의 일상적인 관리 및 운영은 회사의 이사와 경영진에 의해 계속 감독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화는 김 대표와 권 이사가 다이나맥에 합류하며 본격적으로 다이나맥 경영에 가담한다. 다이나맥 인수에 따른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다양한 협력 방안 등을 구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오션이 출자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 '한화오션 SG홀딩스'를 통해 지난달 다이나맥 홀딩스 주식 95.15%를 취득하고 경영권을 확보했다. 총 8207억원을 투자했다. 조만간 잔여 지분을 취득하기 위한 강제 매수 절차도 진행할 예정이다.
다이나맥은 1990년에 설립된 해양플랜트 상부 구조물 제조 전문 회사로, 싱가포르에 생산거점 2곳을 보유하고 있다. 부유식 원유 생산저장하역설비(FPSO)와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저장하역설비(FLNG) 등 해상 설비의 핵심 제품 건조 능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화오션은 다이나맥 인수를 통해 상부 구조물 기술을 내재화하고 자체 공급망을 강화할 전망이다. 조선사들은 해양 설비를 수주하더라도 일부 사업은 외주를 맡기는 경우가 있다. 한화오션사는 거제사업장에서 해양 설비 선체를 만들고, 다이나맥 싱가포르 시설 등에서 상부 구조물을 제작한 뒤 결합해 생산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화석연료 확대 정책에 따른 낙수효과도 기대된다. 바다 아래 매장된 석유와 천연가스를 시추하기 위한 FPSO, FLNG 등 설비를 중심으로 한 해양플랜트 수요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화오션은 해양 설비 사업의 해외 거점을 확보해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