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진유진 기자]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닷컴 창립자가 자신이 테슬라·스페이스X 주식 매각을 촉구했다는 소문에 대해 직접 부인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선 승리 '1등 공신'으로 꼽히며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 최측근으로 부상한 가운데 온라인 설전을 벌인 모습이다.

머스크 CEO는 21일(현지시간) 자신의 X(엑스·옛 트위터)에서 "오늘 마러라고에서 베이조스가 '도널드 트럼프가 대선에서 확실히 패배할 것'이라며 '테슬라와 스페이스X 주식을 모두 팔아야 한다'고 말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주장했다. 마러라고 리조트는 플로리다주 팜비치에 위치한 트럼프 당선인 자택으로 알려져 있다.

베이조스는 머스크가 제기한 의혹에 즉각 반박했다. 그는 머스크가 X에 올린 해당 게시글을 통해 "100% 사실이 아니다"며 부인했다. 머스크는 웃으며 눈물을 흘리는 이모티콘과 함께 "그럼 내가 틀렸다"고 답글을 남겼다.

머스크와 베이조스는 오랫동안 세계 최고 부호 타이틀을 놓고 경쟁해 왔다.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머스크는 지난 19일 기준 총자산 3310억 달러(약 463조4000억원)로 세계 1위 부호다. 트럼프 당선 이후 테슬라 주가가 급등하며 머스크 자산은 대폭 증가했다. 머스크는 트럼프 당선인 선거운동을 전폭 지원한 덕에 트럼프 당선인 최측근으로 부상했다. 이에 테슬라가 트럼프 차기 행정부에서 혜택을 받을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 주가는 지난 7월 1일 209.86 달러 수준이었으나, 지난 6일 트럼프 당선이 확정된 이후 350 달러까지 폭등했다. 대선일 이후 단 4거래일 만에 39.2% 상승하기도 했다. 이후 15일 320.72 달러를 기록했지만, 트럼프 차기 행정부의 자율주행차 규제 완화 기대감에 다시 5.6% 급등했고, 20일에는 장중 소폭 약세를 보이며 338달러 선에서 거래됐다.

베이조스는 아마존 주식 10억 주 이상을 보유 중이며, 보유 지분 가치가 약 2260억 달러(약 316조4900억원)에 달해 세계 2위 부호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는 대선 이후 12억 달러(약 1조7000억원) 상당의 아마존 주식을 매도했으며, 지난 7월 이후 지금까지 총 44억 달러(약 6조2000억원)에 이르는 주식을 매각했다. 이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10b5-1 규정에 따라 계획된 매각으로 알려졌다. 10b5-1은 이사회 위원이나 임원 등 회사 내부자가 주식을 대량 매수·매도할 경우 관련 계획을 SEC에 제출하고, 제출한 계획서대로 주식 거래를 이행해야 한다는 규정이다.

한편 로빈 덴홀름 테슬라 이사회 의장은 지난 15일 보유한 테슬라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을 행사, 11만2390주를 매도했다. 이를 통해 덴홀름 의장이 거둔 시세 차익은 약 3250만 달러(약 455억2000만원)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