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오소영 기자] LG전자가 이집트 공장에 1억5000만 달러(약 2000억원)를 쏟아 냉장고 생산라인 증설을 모색한다. 1990년 공장 설립 이래 30년 이상 투자를 지속하며 이집트 거점을 키우고 있다. 생산량을 늘려 이집트 내수 뿐만 아니라 수출도 확대한다.
24일 알라라멜료움(Alalamelyoum) 등 외신에 따르면 김태훈 LG전자 이집트법인 법인장(상무)은 지난 22일(현지시간) 이집트 공장 34주년 기념 기자회견에서 "이집트 공장 내 냉장고 생산라인에 1억5000만 달러를 투자할 수 있다"고 밝혔다.
LG전자 이집트법인의 누적 투자액은 3억3000만 달러(약 4500억원)다. 김 상무는 "이집트는 당사에 가장 중요한 시장 중 하나다"라며 "다른 제품에서도 생산을 확대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집트는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 대륙을 연결하는 전략적 요충지이다. 대서양과 인도양을 연결하는 수에즈 운하를 품고 있어 유럽과 아프리카 모두 접근성이 좋다. 더불어 이집트는 중동 최대 인구 보유국이다. 작년 기준 1억6000만 명에 달하는 인구로 거대 내수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이집트 가전 시장은 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는 이집트 주요 가전제품 생산량이 올해 940만 대에서 2029년 1190만 대로 증가한다고 내다봤다.
LG전자는 1990년 이집트에 진출해 중동·아프리카 지역 첫 공장을 설립했다. 당시 동북부 항구도시 이스마일리아에 TV 완제품과 부품을 생산했다. 2014년 텐스오브라마단으로 이전하고 TV와 냉장고, 세탁기 등을 제조했다. 공장 면적은 약 20만7000㎡며 1500여 명이 근무하고 있다. 연간 세탁기 75만 대의 생산능력을 갖췄다. 현지에서 조달하는 부품 비중은 50% 이상으로 적극적인 현지화를 통해 이집트의 경제 발전에 기여하게 있다는 게 김 상무의 설명이다.
LG전자는 현지화 노력으로 이집트 TV·세탁기 시장에서 20%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전체 가전제품으로 보면 상위 5대 기업에 올랐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해 이집트에서 점유율 6.1%로 5위를 차지했다.
수출 실적도 좋다. LG전자 이집트 공장은 생산량의 약 70%를 48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김 상무는 "지난해 수출액이 5억 달러(약 6900억원)에 달했다"며 "올해는 더 증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