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윤진웅 기자] 현대자동차 브랜드 최초 픽업트럭 '싼타크루즈'가 러시아에서 판매되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조차 판매 계획 자체가 없는 모델이라는 점에서 러시아 등장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30일 러시아 매체 데일리-모터.RU(Daily-Motor.Ru)에 따르면 현지 자동차 시장에서 현대차 싼타크루즈 공식 판매가 이뤄지고 있다. 현지 딜러사가 병행수입한 물량을 온·오프라인 채널을 통해 판매하고 있다. 병행 수입은 수입업자가 직접 상품을 수입·판매하는 것을 말한다.
판매 담당 딜러사명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현지 내 대규모 딜러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는 아빌론 홀딩(Avilon Holding)이 병행 수입을 추진한 것으로 추정된다. 아빌론 홀딩은 중국 버전 스포티지와 K5, 셀토스 등 기아 자동차 병행수입을 맡고 있는 곳이다.
싼타크루즈 러시아 판매 가격은 500만 루블(한화 약 8055만 원)이다. 미국 현지 판매가(약 3740만 원)보다 2배 이상 비싸게 책정됐다. 병행수입 판매 특성상 한정된 물량을 취급하기 때문이다.
싼타크루즈는 비싼 가격에도 현지 운전자들 사이에서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은 모델인데다 병행수입으로 희소성까지 갖췄다는 점에서 높은 리셀가가 형성될 수 있다는 기대감에서다.
앞서 싼타크루즈는 지난 2022년 미국 시장조사기관 JD파워가 발표한 '2022 자동차 상품성 및 디자인 만족도 조사'(APEAL, (Automotive Performance, Execution and Layout)에서 중대형 SUV(Upper Midsize SUV)과 중형 픽업(Midsize Pickup) 부문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업계는 싼타크루즈 병행 수입 판매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종전 이후 브랜드 재진입을 고려할 때 현지 인지도 유지와 고객 수요 재확보 효과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수월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싼타크루즈 러시아 시장 판매 소식은 국내 출시 기대감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넘어야할 허들이 많다는 점에서 싼타크루즈 국내 출시는 어려울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한편 현대차는 지난 2021년 8월부터 미국 시장에서 싼타크루즈를 판매하고 있다. 생산은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이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