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진유진 기자] 한국환경산업기술원(KEITI·이하 환경산업기술원)이 파나마 세로 파타콘(Cerro Patacón) 폐기물 매립장의 신규 폐기물 처리시설 사업 지원사격에 나섰다. 국내 녹색산업의 중남미 시장 진출 교두보를 마련하겠다는 포부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환경산업기술원은 미주개발은행(IDB)과 세로 파타콘 폐기물 매립장의 처리·관리를 위한 '파나마 파나마시티 폐기물 자원순환시설 타당성 조사' 사업을 공동 진행한다. 이는 파나마 도시·주택위생청(AAUD)과 IDB가 세로 파타콘 매립장의 대규모 화재로 환경관리에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한국의 선진 매립시설 관리와 재활용 경험을 가진 환경산업기술원에 타당성 조사 지원을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앞서 지난 1월 파나마 수도 파나마시티에서 약 10여km 떨어진 세로 파타콘 매립장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 파나마 도심과 인근지역으로 대기오염이 확산하면서 파나마 정부는 '환경비상사태'를 선포한 바 있다. AAUD와 IDB는 세로 파타콘 매립장 관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관리 대안을 모색하고 있으나, 기존과 동일하게 재활용·재이용 가능한 폐기물을 선별하지 않고 매립할 경우 폐기물 관리에 지속적으로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에 환경산업기술원은 파나마 측에 2개의 생활폐기물 전처리시설(MBT·Mechanical Biological Treatment) 건설을 제안했다. MBT 플랜트는 생활폐기물을 기계적 분리·선별해 △가연성 폐기물은 고체연료로 만들고 △금속류는 재활용하며 △음식물류 쓰레기는 생물학적 처리로 발생한 바이오 가스를 전기화 열로 재이용하는 처리 설비이다. 이를 설립할 경우 하루 2500t 이상의 쓰레기가 들어오는 기존 처리 시설을 대체할 예정이다. MBT 시설을 설치해 재활용·재이용 가능한 폐기물을 분리 선별함으로써 최종 처분시설인 세로 파타콘 매립장으로 들어가는 폐기물의 양을 획기적으로 감소시킨다는 전략이다.
환경산업기술원은 IDB와 환경 협력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있다. 양 기관 간 체결한 협약을 토대로 IDB는 △관련 정보 제공 △보고서 자문 △현지 조사 △역량 강화 등 파나마의 폐기물 관리 사업 전반에 대한 자문을 제공하고 있다.
환경산업기술원은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환경부가 파나마시티 현지에 파견한 녹색산업 협력단을 지원하는 역할을 했다. 양국 환경부는 1일 '폐기물 관리와 순환경제 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에 파나마의 폐기물 관리·재활용, 에너지화, 온실가스감축 등 순환경제 달성을 위한 정부 간 협력체계를 공고히 한다는 방침이다. 환경부는 녹색산업의 중남미 시장 진출 교두보인 파나마와 정부 간 협력을 바탕으로 국내기업의 중남미 시장 진출 기회를 창출할 계획이다.
환경산업기술원 관계자는 "환경부의 계획에 발맞춰 파나마와 지속적으로 협력사업을 발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세로 파타콘 매립장은 총 부지가 162ha(헥타르)로, 1구역 사용 종료 후 사후 관리 단계이며 현재 2구역 매립이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