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SK, 필리핀 탄소배출권 확보 프로젝트 베일 벗었다

필리핀 환경천연자원부(DNER) 부차관 "SK, 오로라·키리노 지역 산림 복원 모색"

 

[더구루=오소영 기자] SK그룹이 필리핀에 숲 복원 사업을 검토한다. 국내외에서 10년 넘게 추진한 조림 사업의 노하우를 필리핀에 접목해 산림 황폐화를 막는다. 탄소배출권도 확보해 '넷제로(Net Zero·탄소중립)' 달성에 박차를 가한다.

 

29일 빌요나리오 등 외신에 따르면 카를로스 프리모 다비드 필리핀 환경천연자원부(DNER) 부차관은 "SK가 오로라와 키리노 지역에 재산림화를 추진하려 한다"고 밝혔다. 이어 "(SK와의 협력은) 양측에 '윈윈(Win-Win)'이 될 수 있다"며 "SK는 탄소배출권을 획득하고 우리는 원하는 아바카나 커피, 등나무 등 원하는 식물을 심고 열매를 재배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필리핀 산림 면적은 1950년대 70% 이상에서 현재 23%로 줄었다. DNER은 매년 열대 우림 약 4만7000헥타르(4억7000만㎡)가 사라지고 있다고 추정했다. 이는 축구장 8만7700개에 달하는 크기다.

 

DNER은 산림 복원을 위해 민간을 적극 활용하려고 하고 있다. 나무 심기를 통해 탄소배출권을 확보하려는 수요가 넘쳐나는 만큼 기업을 잘 끌어들이면 산림을 쉽게 조성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산림 조성 용도로 120만ha(약 120억㎡)의 부지 임대도 꾀하고 있다.

 

다비드 부차관은 "모든 선진국이 탄소배출권을 확보하고자 필리핀을 바라보고 있다"며 "기업이 탄소 중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파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SK그룹은 글로벌 탄소 중립 목표 시점인 2050년보다 앞서 넷제로를 달성하겠다는 도전적인 목표를 내세웠다. 이를 위해 조림 청정개발체제(CDM)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2012년 강원 고성군의 축구장 70배 크기 황폐지에 자작나무 등 25만 그루를 심었다. 이듬해 유엔기후변화협약의 최종 인가를 받아 국내 최초로 탄소배출권을 확보한 기업이 됐다. 인등산을 비롯해 국내 조림지 4곳(4500만㎡)과 전국 공·사유림을 대상으로 조림 사업도 벌였다.

 

SK그룹은 국내에 머물지 않고 해외로 영토를 확장하고 있다. △파푸아뉴기니 '레드플러스(REDD+: 개발도상국의 황폐화된 산림을 조림사업으로 개발,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것)' △스리랑카 '신규조림·재조림·식생복원(ARR)' △우즈베키스탄 나보이 지역 조림 △튀니지 코르크 참나무 숲 복원 사업을 수행했다.

 

SK그룹 계열사인 SK이노베이션은 2018년부터 베트남 맹그로브숲 복원을 시작했다. 미얀마까지 사업을 확대해 지난해 기준 누적 188만㎡ 규모(묘목 기준 70만 그루)의 숲을 복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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