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영호 LS머티리얼즈 대표 "내년 리튬이온커패시터 시장 공급…활용처 '무궁무진'"

'더 월드폴리오'와 인터뷰
리튬이온 배터리 대비 저온서 안정적인 성능 발현·긴 수명 장점
IPO로 조달한 450억 중 350억 설비 투자에 배정
주력 매출처 '미국' 재생에너지 시장 급성장 '호재'

 

[더구루=오소영 기자] LS머티리얼즈가 차세대 울트라커패시터(이하 UC)인 '리튬이온커패시터(LIC)' 시제품 개발을 마쳤다. 내년 출시를 목표로 한다. 주력 제품인 UC도 리튬이온배터리를 보완해 다양한 수요처를 확보하면서 시장 성장이 예상된다. 상장으로 마련한 자금의 상당 규모를 설비 투자에 쓰고 시장 선점에 나선다.

 

◇AGV·풍력발전 등 UC 활용처 '무궁무진'

 

홍영호 LS머트리얼즈 대표는 24일(현지시간) 싱가포르 경제매체 '더월드폴리오(The Worldfolio)'와의 인터뷰에서 LIC 개발 현황에 대해 "이미 시제품을 개발했다"며 "2025년부터 시장에 공급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LIC는 차세대 UC로 꼽히는 제품이다. 리튬이온배터리의 높은 에너지 밀도와 UC의 고출력·장수명 강점을 결합했다.

 

LS머티리얼즈는 한국전력공사(KEPCO)와 국책 과제로 LIC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홍 대표는 "개발이 완료되면 한국의 전체 재생에너지 전력망을 포괄하는 규모로 설치될 것"이라며 "재생에너지 분야에서 이 기술을 수용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부연했다.

 

홍 대표는 주력 제품인 UC 시장의 성장성에도 기대감을 표했다. 그는 UC를 '리튬이온배터리'의 단점을 보완할 제품으로 평가하며 무인운반차량(AGV)과 풍력발전기, 무정전 전원공급장치(UPS), 전기차 등에 주로 활용될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매출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수요처는 AGV이다. 영하 20도 이하에서 용량의 60~70%가 손실되는 리튬이온배터리와 달리 UC는 영하 40도 이하에서도 우수한 성능을 자랑한다. 초저온 냉동 물류센터에 활용되는 AGV는 UC를 탑재한 차량으로 전면 대체될 것이라는 게 홍 대표의 전망이다.

 

해상풍력 발전 시장에서는 긴 수명의 장점이 극대화된다. 해상풍력 발전기에 장착한 배터리는 2년 주기로 교체해야 한다. 교체 때마다 개인이 발전소 시설까지 이동하고 200m 높이의 발전기에 올라가야 한다. 배터리 교체를 위해 사고 리스크와 높은 유지관리 비용을 감수해야 하는데 수명이 긴 UC를 활용하면 이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 홍 대표는 "교체 없이 최소 15년 동안 효율적으로 작동할 수 있다"며 "놀랍게도 중국은 UC가 납축전지를 대체했다"고 설명했다.

 

전기차 또한 LS머티리얼즈가 눈여겨보는 수요처다. UC를 활용하면 전기차 화재 사고로 인한 인명 사고를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홍 대표는 "비상시 1~2분 동안 비상 전력을 공급해 운전자가 문을 열고 창문을 내리며 차량을 조종할 수 있다"며 "UC 적용에 관해 여러 완성차 업체와 논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실제 전기차에 UC가 활용되기까진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있다. 홍 대표는 배터리 시스템 설계자들의 UC 관련 지식 습득과 배터리와 UC의 전압 레벨·작동 방식을 극복하기 위한 인버터·컨버터 등 개발을 꼽았다. 기존 리튬이온과 UC의 혼합 방식에 대해서는 "아직 확실치 않다"면서도 "이전 분석에 따르면 리튬이온배터리 70%, UC 30%로 섞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LS 계열사와 시너지…설비 투자에 350억 쏟아

 

업계는 UC 시장이 연평균 15% 성장해 2033년 80억 달러(약 11조원)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홍 대표는 시장 주도권을 확보할 것이라 자신했다. 20년 이상 UC 개발에 전념한 회사 중 현재 시장에 남은 곳은 LS뿐이다. 경쟁사였던 미국 맥스웰 테크놀로지스는 2021년 테슬라에 인수되면서 시장에서 빠졌다.

 

LS머티리얼즈는 LS엠트론의 UC 사업부가 독립해 출범했다. 이 과정에서 약 140억원을 투자해 수익을 3배 늘렸다.

 

LS머티리얼즈가 UC 사업에 공을 들이며 LS그룹의 '비전 2030' 달성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비전 2030은 배터리와 전기차, 반도체 등에 투자해 현재 25조원 규모의 자산을 2030년까지 2배 늘린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홍 대표는 "공급망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며 "UC 기술을 보유함으로써 LS그룹 내 종합 솔루션 창출에 기여한다"고 밝혔다. 가령 LS머티리얼즈는 LS일렉트릭의 스태콤 생산에 필요한 UC를 납품할 수 있다. 엘앤에프와 전구체 공장을 짓고 있는 LSMnM과도 협력을 모색할 가능성도 있다. UC 수요가 성장할수록 핵심 원재료 확보가 중요한 데 이때 LSMnM이 역할을 할 수 있다.

 

LS머티리얼즈는 UC 사업을 키우고자 투자를 이어간다. 홍 대표는 "상장으로 확보한 450억원 중 350억원을 UC 설비투자에 쓸 예정"이라며 "추가 투자로 투자금 대비 2배 이상의 수익을 기대하고 있다"고 청사진을 그렸다.

 

LS머티리얼즈는 조달 자금으로 주요 장비를 주문한다. 홍 대표는 "6월에 발주하면 2년 후에 받을 수 있다"며 "이는 시장이 급격히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시점과 일치한다"고 말했다.

 

대외 환경은 긍정적이다. 특히 LS머티리얼즈 매출의 약 30%를 담당하는 미국은 재생에너지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UC가 포함되지 않아 미국산 제품 사용이 필수가 아닌 것도 LS에 호재다.

 

홍 대표는 "처음 한국에서 이 사업(UC)을 성장시키고 이후 해외로 확장하겠다"며 "회사를 현재 규모의 두 배로 키우겠다"고 포부를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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