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한아름 기자] 롯데웰푸드가 빼빼로에 이어 무설탕 디저트 전문 브랜드 '제로'(Zero)를 내세워 베트남 공략 채비에 나섰다. 이창엽 롯데웰푸드 대표의 베트남 전략에 롯데 안팎이 주목하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웰푸드가 베트남 인플루언서를 전면으로 내세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제로 얼굴 알리기'에 나섰다. 이들 인플루언서들은 제로를 소재로 한 콘텐츠를 SNS에 게재하면서 제로 초기 흥행을 주도하고 있다.
실제로 아이스크림 채널(CHANNEL OF ICE CREAM)을 운영하는 베트남 인플루언서가 최근 유튜브에 올린 '제로' 영상은 조회수 18만회, 좋아요 3만개에 달한다.
롯데월푸드는 현지 최대 명절인 뗏(Tet·설날) 대목을 겨냥하고 △후르츠 젤리 △카카오 케이크 △초콜릿칩 쿠키 △크런치 초코볼 △쿠앤크 샌드 등 제로 라인업을 베트남에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롯데웰푸드가 지난해 빼빼로 현지 대규모 프로모션에 이어 제로 마케팅에 나서자 업계는 이 대표의 베트남 전략에 주목하고 있다. 앞서 롯데웰푸드는 지난해 11월 베트남에서 빼빼로 브랜드 인지도 확대를 위한 △팝업스토어 △옥외광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대규모 캠페인을 펼친 바 있다.
무엇보다 한일롯데 차원에서 그간 베트남 제과사업을 주도한 일본롯데와의 관계를 감안할 때 이 대표의 베트남 행보는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롯데웰푸드의 베트남 사업 확대는 일본롯데 입장에서 '간섭효과'로 작용, 베트남 내 일본롯데 위상이 위축될 수 있기 때문이다.
롯데웰푸드(당시 롯데제과)는 지난 2007년 현지 2위 제과업체 비비카 지분(30%)을 확보하고 베트남 진출 초석을 마련했으나 지난 2021년 경영권 확보에 실패, 지분을 정리하고 최종 철수한 바 있다. 당시 신동빈 회장은 '원롯데' 차원에서 한일간 제과 사업 효율화를 위해 일본롯데는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를 거점으로 한 동남아 시장 공략을, 롯데월푸드는 인도와 러시아 시장에 주력할 것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과정에서 이 대표가 잇따라 베트남 제과시장을 노크하면서 롯데 안팎에서는 한일롯데간 베트남 제과사업에 대한 중장기 전략이 수정된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이창엽 대표가 베트남 시장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며 "이는 일본롯데의 사실상 안방인 베트남 제과시장에서의 변화가 예상되는 대목으로 이 대표의 향후 행보에 더욱 관심이 쏠린다"고 말했다.
다만 롯데웰푸드는 지나친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롯데웰푸드 관계자는 "이번 인플루언서를 통한 베트남 제로 마케팅은 '한국 관광 시 꼭 사가야 하는 제품'으로 육성하기 위한 것"이라며 "현지 진출 관련해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 없다"고 말했다.